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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尹, 한동훈 비대위에 담긴 속내는... ‘차별화’ 대신 ‘재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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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 체제가 임박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하듯 친윤석열계 주류가 앞장서 밀었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비상대책위원장 수락을 시사했다. 윤 대통령 최측근이 당의 구원투수로 나서는 '윤심(尹心) 비대위'인 셈이다.
반면 과거 여당이 총선을 앞두고 꾸린 비대위는 성격이 달랐다. 대통령 지지율이 추락하는 위기상황에서 '현직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강조하며 선거를 준비했다. 자연히 당정 관계는 순탄치 않았다. 기존 당정 일체 기조를 고수하면서 한 장관의 높은 대중 인지도와 개인기를 앞세워 정면 돌파에 나서려는 것과 차이가 크다.
여당 비대위는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여당 내 야당' 격인 인물을 간판으로 내세워 '혁신' 이미지에 초점을 맞췄다. 이명박 대통령 임기 말 치러진 2012년 4월 총선이 대표적이다.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정치적 라이벌인 박근혜 전 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위촉해 과반인 152석을 얻는 압승을 거뒀다. 김영삼 대통령은 1996년 15대 총선에서 자신과 대척점에 있던 이회창 전 총리를 신한국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세워 139석을 획득, 원내 1당을 지켰다.
이 같은 전례에 비춰 한 장관을 전면에 내세운다면 여당 비대위의 공식을 깨는 것이다. 비영남권 초선 의원은 20일 본보 통화에서 "과거 공식에 따르자면 여당 내 야당이라고 할 수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이나 이준석 전 대표를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모셔와야 했다"고 말했다.
특히 한동훈 카드는 정면 돌파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에서 선방할 경우 윤 대통령은 민심의 재신임을 얻고 당 장악력도 유지할 수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통화에서 "아직 임기가 많이 남은 윤 대통령은 조기 레임덕에 빠질 우려 때문에 박근혜 비대위와 같은 차별화 카드를 선택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그보다는 당 장악력을 유지한 채 직접 공천과 물갈이를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친윤 주류는 한 장관이 여권의 차기 대선후보 1위로 꼽히는 '미래 권력'인 점에 기대가 크다. "누구를 맹종한 적 없다"는 한 장관의 전날 발언은 이에 대한 호응이나 다름없다. 윤 대통령의 그늘에만 머물지 않겠다는 뜻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래 권력인 한 장관을 내세움으로써 정권에 대한 심판 선거로 흐르기 쉬운 '회고형 투표'인 총선을 '미래 전망형' 투표로 바꾸는 프레임 전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장관이 이재명 대표 재판과 돈봉투 수사라는 더불어민주당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할 적임자라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다.
반면 '윤 대통령 아바타'라는 인식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30% 초반에 머무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내년 총선에서 자칫 여당 후보들에게 고스란히 투영될 수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은 '공작'이고,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악법'이라는 한 장관의 첫 일성만 보면 윤 대통령 아바타 프레임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엄 소장은 "1987년 노태우 민정당 대표가 직선제 개헌 요구를 받아들이는 6·29선언을 통해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듯 한 장관 역시 김건희 특검을 전면 수용하고 이준석 전 대표를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패의 키는 윤 대통령이 쥐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신율 교수는 "한동훈 비대위가 미래 권력 이미지로 선거를 치르려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면서 △윤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지 말고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한 비대위의 요구를 대폭 수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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