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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손엔 무슬림의 피가..." 이슬람국가(IS)가 러시아 노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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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이 22일 발생한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미국도 관련 증거를 확보했다고 확인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인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인 ISIS-K는 왜 러시아를 대상으로 초대형 테러를 저질렀을까.
ISIS-K는 이란 북동쪽 일대의 옛 지명 '호라산'(Khorasan)에서 이름을 땄다. 2015년 초 시리아, 이라크 등에서 맹위를 떨치던 IS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으로 활동 무대를 확장하며 설립됐다. ISIS-K는 IS 지부 중 가장 폭력적인 방식의 테러를 벌이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2021년 8월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할 때 수도 카불에 있는 공항에서 폭탄 테러를 감행하며 국제사회에 존재감을 분명히 각인시켰다. 이슬람 수니파를 제외한 모든 종교를 제거 대상으로 보는 ISIS-K는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도 격하게 대립한다.
ISIS-K가 러시아를 표적으로 삼은 배경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권에 대한 오랜 원한이 있다. 푸틴 정권은 시리아 내전, 체첸공화국 내 분리독립운동 등에 개입하며 반정부 인사는 물론 무슬림을 탄압해왔다. 3년 전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이후 상대적으로 줄어든 미국에 대한 반감이 러시아로 옮겨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ISIS-K가 중앙아시아에서 활동하는 반(反)러시아 무장단체와 깊게 교류·협력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미국 대테러 연구기관인 수판센터의 콜린 클라크 연구원은 "ISIS-K는 지난 2년 동안 러시아에 집착해왔고 선전에서 푸틴을 자주 비판해왔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그는 "ISIS-K는 러시아가 아프간, 체첸, 시리아에 개입한 것을 언급하면서 크렘린궁이 무슬림의 피를 손에 묻히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고 덧붙였다.
지난 3일 러시아가 연방 소속 자치공화국인 잉구세티아에서 IS 소속으로 의심되는 무장세력 조직원 6명을 사살한 데 대한 보복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에 대한 불만이 이번 테러로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NYT는 "탈레반이 최근 몇 달 동안 러시아와 가까워졌는데, ISIS-K는 소련 시절 아프가니스탄을 침략했던 러시아와의 밀착을 아프가니스탄 역사 및 이슬람에 대한 배반으로 본다"고 보도했다.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자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형 테러가 발생하면 해당 단체에 대한 지지 세력이 급격히 느는 것은 물론, 상당한 자금도 유입된다. 싱가포르 싱크탱크인 'S 라자라트남 국제대학원'(RSIS) 소속 선임연구원인 압둘 바지트는 "ISIS-K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자신들의 공격을 기뻐하며 관련 정보를 계속 유통하고 있다"고 중동권 알자지라방송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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