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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투자 확대" 약속했지만... '복원 기준' 두고 셈법 복잡해진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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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을 올해보다 대폭 늘리겠다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증감폭을 두고선 대통령실과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이에서 미묘한 온도 차가 감지되고 있다. 예산 복원의 기준점이 될 지난해 R&D 예산을 두고도 여러 해석이 나오는 것으로 파악됐다.
류광준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29일 서울 종로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5년 국가연구개발 투자방향에 대해 밝혔다. 류 본부장은 "기획재정부가 국가 전체의 총지출예산 규모를 정하고 분야별로 할당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R&D 예산 규모 자체를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려우나, 대통령도 내년도 예산을 대폭 늘리겠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앞서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비서관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도 예산 대폭 증액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증액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내년 R&D 예산이 지난해 수준인 30조 원대로 '복원'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과기정통부는 이날 지난해 예산의 기준점을 달리 봐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지난해 R&D 예산 편성 당시 여러 사업을 구조조정하는 가운데 R&D 성격이 뚜렷하지 않은 1조8,000억 원 규모의 사업을 비(非)R&D 사업으로 이관했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지난해 R&D 예산은 31조1,000억 원이 아닌 29조3,000억 원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올해 R&D 예산(26조5,000억 원)의 전년 대비 감소폭도 4조6,000억 원(14.8%)이 아닌 2조8,000억 원(9.4%)으로 줄어든다. 예산 복원의 기준점도 2조 원가량 낮아지는 셈이다. 다만 정부 내에서도 현장 연구자들 입장에서는 R&D 사업이 이관된 것 역시 예산 삭감과 동일하게 체감되는 만큼, 30조 원 이상으로 증액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같은 정부의 증액 방침 발표에도 과학기술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공공과학기술연구노조는 전날 성명서를 통해 "R&D 카르텔 운운하며 예산 삭감을 결정한 지 반년도 지나지 않았다. 예산 삭감 결정이 잘못한 일이라면, 삭감 결정 자체에 대한 분명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산 증액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면, 이미 삭감된 예산으로 연구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사실상 중단된 과제와 사업은 아무런 도움도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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