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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 아이 숨진 채 발견… "열흘 전 아동학대 의심신고"

입력
2024.04.04 15:30
수정
2024.04.0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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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자국 발견 교사 신고 뒤 조사 앞두고 숨져
경찰, 부검 의뢰 사망원인 조사…형제 등 분리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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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의 한 주택에서 8세 남자아이가 4일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숨진 아동의 교사는 열흘 전 얼굴에서 멍자국을 보고 교육당국과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교육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27분쯤 강릉시 노암동 한 주택에서 A(8)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A군의 어머니는 “아이가 자다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구급대원과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아이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A군은 발견 당시 왼쪽 눈에 멍이 들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멍자국 이외에 외상은 없었다.

A군의 담임교사는 지난달 25일 멍자국을 발견해 경찰에 아동학대 신고를 했다. 신고 당일 경찰과 강릉시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 학교를 방문했으나 A군은 이렇다 할 진술을 하지 않았다. 이틀 뒤 경찰이 추가로 가정 방문을 통해 조사를 진행했고 강릉시는 지난달 29일 경찰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했다.

그사이 지난달 28일까지 등교했던 A군이 이튿날부터 이달 2일까지 사흘간 결석하자 교사가 가정을 방문해 목감기를 앓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날 이후로도 A군은 학교에 나오지 않았고 이날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강릉시 등은 8일 해바라기센터에서 A군으로부터 진술을 청취해 학대 정황이 있었는지 살필 예정이었다. 2년 전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던 A군 가정은 관심 대상으로 분류돼 경찰과 지자체가 점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군이 사망함에 따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고, 멍자국이 아동학대에 의한 것인지 인과 관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아동학대 신고와 아동 면담 이후 즉시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사건 특성상 아동 전문조사관이 참여해야 하는 등 여러 기관 협조가 필요해 이에 맞춰 일정을 잡았다”고 밝혔다. 이 사건 이후 A군과 같은 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동생은 부모와 즉시 분리됐다.


강릉= 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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