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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이 고무처럼 늘어나는 TV 나올까... 세상에 없던 디스플레이 원천기술 구현 성공

입력
2024.04.16 11:13
수정
2024.04.16 11:2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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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인치 QLED TV 30인치로 늘여도 화질 유지
평면 LED에서 만지고 교감하는 입체형상 구현
IBS-ETRI 첨단 디스플레이 신기술 나란히 발표

디스플레이를 고무처럼 늘여도 화질의 변화가 없는 퀀텀닷(양자점) 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QLED) 원천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김대형 부연구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과 현택환 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 연구진은 최문기 울산과학기술원(UNIST·유니스트) 교수, 양지웅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디지스트) 교수와 함께 신축성이 뛰어난 QLED 개발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지금까지 개발된 신축성 있는 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를 늘일 때 발광부를 제외한 배선부만 늘어나는 구조였다. 이 때문에 화면에서 발광부가 차지하는 면적 비율이 감소해 화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한계를 넘기 위해 퀀텀닷을 발광물질로 활용하고 배선부와 발광부가 모두 늘어날 수 있게 하는 발광소자를 고안했다. 소자 내부의 발광층을 퀀텀닷과 탄성체 고분자 소재, 정공 전달 소재를 균일하게 섞은 용액을 통해 두께가 40나노미터(nm·10억분의 1미터)로 균일해지게 만든 것이다.

이렇게 만든 발광소자는 최대 1.5배까지 늘여도 소자 내 퀀텀닷 사이 거리에 큰 변화가 없었다. 예컨데 이 소자로 제작한 20인치 크기의 QLED 텔레비전을 30인치 크기까지 늘여도 동일한 발광 성능을 유지하는 셈이다. 발광소자의 최고 휘도(광원의 단위 면적당 밝기)와 구동 전압 면에서 기존에 보고된 신축성 있는 QLED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 연구 결과는 1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황인욱(왼쪽)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과 윤성률 탠저블인터페이스창의연구실장이 LED 기반 촉각 디스플레이 기술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

황인욱(왼쪽)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과 윤성률 탠저블인터페이스창의연구실장이 LED 기반 촉각 디스플레이 기술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

한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도 이날 평면 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LED)에서 입체적인 촉감을 생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매끄러운 LED 필름 표면에서 빛의 세기를 조절, 수밀리미터(mm) 크기를 가지는 소자의 높낮이와 탄성을 자유자재로 변화시키는 기술을 구현했다. 이 같은 촉각 디스플레이는 부분별로 탄성과 온도를 정교하게 제어해 점자와 문자 등 다양한 형태의 입체적 형상을 필름 높낮이의 변화로 구현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이 같은 기술로 시각장애인을 위해 고차원의 입체적 정보를 전달하거나, 만지고 교감하는 입체 통화 등 다양한 촉각 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22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으며, '주목할 만한 논문'으로 선정됐다.

김대형(왼쪽)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부연구단장과 현택환 단장. IBS 제공

김대형(왼쪽)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부연구단장과 현택환 단장. IBS 제공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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