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과 5대 은행, 2030년까지 '미래에너지'에 쓸 9조 펀드 조성

재생에너지 설비 증설에 수요 160조
미래에너지펀드에 마중물 역할 기대
올해 하반기 내 1호 사업 투자 목표

김주현(왼쪽 네 번째) 금융위원장이 1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미래에너지펀드 조성 협약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과 함께 미래 에너지를 위해 총 9조 원 규모 펀드를 조성한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산업은행 및 5대 시중은행과 함께 미래에너지펀드 조성 협약식을 개최했다. 미래에너지펀드는 정부가 올해 3월 발표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금융지원 확대방안' 중 하나로,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비에 투자하기 위해 2030년까지 9조 원 규모로 조성되는 펀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우리나라는 발전량 중 재생에너지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미래에너지펀드가 재생에너지 설비 증설에 필요한 금융 수요 160조 원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부는 2030년까지 우리나라 신재생발전 증설 설비용량 소요자금이 약 188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들어가는 선순위대출과 후순위대출, 지분투자를 합친 금융 수요 추정치는 161조 원에 달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해상풍력 등 초장기투자는 금융기관들이 대출에 소극적이라 총사업비 30% 수준에서 모험자본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미래에너지펀드가 마중물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펀드는 5단계로 구성된다. 1~3단계는 각 1조2,600억 원씩, 4·5단계는 각 2조6,100억 원씩 출자한다.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펀드별로 20%가량을 출자해 시중은행의 위험가중치를 낮춘다. 은행의 적극적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올해 상반기 중 1단계 펀드 조성을 완료하고, 하반기에 1호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목표다. 투자 대상은 국내 태양광 및 풍력을 포함하는 신재생설비 등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모험자본 9조 원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 21.6%를 달성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