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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리인하 없을 수도”... 내려가던 대출금리 다시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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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하락세를 타는 듯했던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최근 다시 꿈틀대고 있다.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중동발 물가 불안이 더해져 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후퇴한 탓이다.
18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신규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3.49~5.62%로 집계됐다. 주담대 고정금리는 올해 첫 영업일인 1월 2일 연 3.28~5.33%에서 출발해 2월 5일 연 3.24~5.25%까지 완만한 내리막을 걸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데다, 온라인 대환 열풍까지 불면서 각 은행이 ‘마이너스(-) 가산금리’ 도입 등 열띤 고객 유치 경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금리 상·하단이 조금씩 올라오며 분위기가 반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예상보다 천천히, 더 적게 내릴 것이란 시장 전망이 주 원인으로 지목된다. 연초 3.9%까지 하락했던 미 국채 10년 금리는 15일(현지시간) 5개월 만에 4.6%를 뚫고, 이튿날 장중 4.69%로 치솟았다. “물가 상승률이 2%로 낮아진다는 확신에 이르기까지 기대보다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다”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발언이 기름을 부었다. 3월 소매판매와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치를 상회하고, 중동발 유가 불확실성이 커지자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입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이런 흐름은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16일 3.9%를 찍었다. 이달 1일(3.737%) 대비 0.163%포인트 올라 지난해 12월 13일(4.046%) 이후 넉 달 만에 4% 재진입을 눈앞에 뒀다. 은행채 금리 상승은 은행 자금조달 비용을 높여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외 가계대출 잔액 관리를 위해 은행들이 하나둘 주담대 가산금리 인상에 나선 점도 금리 움직임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중동 사태에 따른 유가·환율 고공 행진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채권 금리는 여전히 상방 압력에 놓여있다. 금리 인하 전망이 나날이 이연되고 있어서다. 17일(현지시간)엔 “12개 지역 중 10곳에서 약간(slight) 혹은 완만한(modest) 경제 성장이 있었다”는 연준 경제동향보고서 ‘베이지북’ 내용이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에서 연준이 6월 금리를 인하할 확률은 16.8%까지 낮아졌고, 9월에도 동결할 확률이 29.1%까지 올랐다. “연준이 내년 3월까지 금리 인하를 늦출 실질적 위험이 있다”(스티븐 주노 뱅크오브아메리카 이코노미스트)는 경고도 나왔다.
국내에선 연준의 금리 인하가 9월로 늦춰질 경우 한국은행도 8월 이후, 늦으면 4분기(10~11월)부터 인하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많다. 고금리 장기화가 불가피해졌지만, 지난해와 같은 급격한 시장금리 상승이 재현될 것이란 우려는 과도하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 상황이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추고 있지만, 연준이 추가 인상을 열어 뒀던 작년 하반기와 현재는 분명히 다르다”며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까지 오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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