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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대주의냐, 반시오니즘이냐…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갈라지는 미국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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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反)유대주의라고요? 그들(이스라엘 우익 정부와 미국 공화당, 유대계 미국인 등)은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우리를 인종주의자로 몰아가려는 의도로요. 하지만 우리를 뭉치게 한 것은 반(反)시오니즘입니다. 시오니즘이야말로 인종주의죠. 우리는 집단학살을 저지르는 범죄 국가에 반대하는 거예요. 유대인과 상관없습니다. 그래서 유대인 동지도 많은 것이고요.”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백악관 인근에 있는 조지워싱턴대 텐트 농성장에서 만난 이 학교 임상심리학과 박사 과정생 모아타즈 살림은 ‘친(親)팔레스타인 반전 시위에 반유대주의가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이렇게 일축했다.
시오니즘은 유대인 국가 건설을 위한 민족주의 운동을 가리킨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과정에서 약 70만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현재 이스라엘 땅에서 추방됐고, 이를 아랍권과 국제사회 일각에서는 ‘인종 청소’로 규정해 왔다. 하지만 미국 대학가 시위가 결국 유대인을 혐오하는 반유대주의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미국 대학가 반전 시위가 길어지면서 반시오니즘과 반유대주의를 둘러싼 미국 사회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이번 시위가 전국으로 퍼진 것은 지난 18일 조 바이든 행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에 항의하려 텐트를 친 뉴욕 컬럼비아대 학생 108명을 경찰이 연행하면서였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28일까지 전국 대학에서 800명 이상이 체포됐다.
시위대는 반시오니즘 집회라 주장하지만 캠퍼스 내 공격적인 반유대주의에 대한 반발도 커지는 상황이다. 미국 미시간대 3학년생 로렌 헤인스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극우 정부에 줄곧 반대했고 이스라엘 공습으로 목숨을 잃은 팔레스타인인의 규모(3만4,000여 명)에 충격을 받았지만, 캠퍼스에 만연한 유대인 겨냥 폭력 행위와 증오 발언이 그를 두렵게 만든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밝혔다.
공화당에 맞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을 관철해 내는 과정에서 잠복했던 민주당 내 갈등도 다시 부상하는 모습이다. 하원의 경우 공화당 소속 마이크 롤러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학내 반유대주의 단속 결의안에 민주당 의원 14명도 서명했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회 간사는 당 지도부에 결의안 처리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상원 민주당도 분열했다. 존 페터먼 의원은 28일 뉴스네이션 인터뷰에서 “시위는 위대한 미국의 가치지만, 하마스를 위해 소형 텐트에서 사는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모든 시위에 반유대주의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페터먼 의원이지만 대학가 시위에는 비판적 입장을 보인 것이다.
반면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버니 샌더스 의원은 이날 미국 CNN방송에서 가자지구 내 참상을 비난하는 미국 내 반전 시위를 반유대주의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크리스 머피 의원도 폭스뉴스에 출연해 “시위 학생의 95%는 이스라엘이 근본적인 불의를 행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두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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