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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원에 바다로, 숲으로... 이만하면 영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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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비의 고장 전남 영광은 볼거리가 많지만 승용차나 렌터카가 아니면 여행이 쉽지 않다. 대중교통 여행객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영광군이 시티투어버스 프로그램 ‘영광쉼休,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4월 ‘행복숲’ 코스를 시작으로 올 4월 ‘바다야’ 코스를 추가했다.
'영광쉼休,투어'는 광주에서 당일 일정으로 출발하는 영광시티투어 프로그램이다. 요금은 3만 원으로 다른 지역 시티투어버스에 비해 비싸게 느껴지는데, 따져보면 그렇지 않다. 투어 비용에 점심식사로 2만5,000원짜리 영광굴비정식와 간식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10월 26일까지 매주 토요일 A코스 ‘바다야’, B코스 ‘행복숲’을 번갈아 운행한다.
‘바다야’ 코스는 오전 9시 30분 광주 유스퀘어(종합버스터미널) 버스정류장을 출발해 광주송정역(10시)을 거쳐 영광으로 이동한다. 오전에는 숲쟁이공원(백제불교최초도래지)을 들렀다가 영광굴비한정식으로 점심식사를 한다. 식사 후에는 백수해안도로, 백수 풍력발전단지, 백바위해수욕장, 칠산타워까지 둘러보고 오후 5시 50분 광주송정역, 6시 20분 유스퀘어에 도착한다.
‘행복숲’ 코스는 출발과 도착지는 동일한데 영광 여행 일정이 다르다. 물무산행복숲 황톳길, 원불교 영산성지(또는 백제불교최초도래지), 매간당고택, 불갑사를 둘러보는 일정으로 짜여 있다. 영광군문화관광 홈페이지(tour.yeonggwang.go.kr)의 ‘영광쉼休,투어’ 항목이나 나라고속관광(062-672-9090)에서 예약할 수 있다.
광주 유스퀘어와 광주송정역을 출발한 투어버스가 영광군에 진입하면 여행객과 함께할 문화관광해설사가 탑승해 인식표(목걸이), 생수, 간식(모시송편)을 나눠준다. '바다야' 코스 첫 여행지 숲쟁이는 조선 중종 9년(1514) 해안 방어용으로 쌓은 법성진성 북벽 연장선에 나무를 심어 조성한 숲이다. 법성진숲쟁이라고도 하는데 100년 넘은 느티나무와 팽나무가 멋쟁이 노신사처럼 늠름하다. 성벽 오솔길을 걷다 법성삼명당에서 포구를 조망하고, 숲쟁이꽃동산에 이르면 섬향나무가 영국 병정처럼 도열해 있다. 봄에는 영산홍과 철쭉이 어우러져 수채화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꽃길의 끝은 법성포 백제불교최초도래지. 인도 승려 마라난타가 실크로드의 둔황과 장안(현재의 시안)을 거쳐 백제 침류왕 원년(384) 상하이에서 바다를 건너와 발을 디딘 곳이다. 인도 간다라의 2~5세기 불상·불전도·부조·불두 진품을 전시한 간다라유물관과 이재순 석장이 석가모니 일대기를 23면에 조각한 부용루가 볼만하다. 존자정에서 보는 영광대교와 바다 풍경 또한 환상적이다.
점심 식사는 법성포 굴비단길식당의 영광굴비한정식이다. 영광굴비는 예로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던 법성포 제1의 특산품이다. 연평도까지 북상하는 조기는 영광 칠산 앞바다를 지날 때 살이 오르고 알이 드는데, 이 조기를 잡아 말린 게 영광굴비다. 영광굴비한정식에는 굴비구이·보리굴비·굴비매운탕·고추장굴비와 함께 게장·삼합 등 해산물이 풍성하게 오른다. 후식으로 나오는 모시송편도 영광의 특산품이다. 갯바람으로 재배한 영광 모시 잎과 쌀을 반죽해 동부 앙금을 넣어 만든 떡이다.
‘바다야’ 시티투어의 하이라이트는 백수해안도로다. 영광에서도 오지였던 백수읍은 2003년 백암리~길용리 16.8㎞ 백수해안도로 개통으로 교통 상황이 크게 개선됐다. 이 도로는 개통과 동시에 경관이 빼어난 해안 드라이브 코스로 소문나며 2006년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고, 2011년 ‘대한민국 자연경관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한마디로 영광스러운 관광 명소다.
백수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면 시시각각 변화하는 바다가 영화처럼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제8주차장에서 건강365계단을 거쳐 노을전시관으로 이어지는 백수해안노을길은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구간으로 꼽힌다. 탁 트인 서해 바다와 계마항을 오가는 선박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대신등대가 아련하고도 은은한 풍광을 자아낸다.
투어버스는 포토존 명소인 백수 풍력발전단지에 정차했다가 염산 백바위해수욕장을 들른다. 두우리갯벌의 백바위해수욕장은 자동차로 달릴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한 해변이다. 해송숲에서 백바위까지 연결된 덱 산책로를 천천히 걷다가 정자에 쉬노라면 바닷바람이 솔솔 불어 땀을 식힌다. 수평선에 낮은 섬들이 그림처럼 걸려 있다. 개인적으로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나만의 명소다.
마지막 일정은 영광 칠산타워. 전남에서 가장 높은 111m, 360도 파노라마 전망대다. 영광 염산면과 무안 해제면을 잇는 칠산대교 너머 멀리 신안의 섬까지 시원하게 조망된다. 전망 창마다 지명이 표기된 친절한 풍경 명소다. 투어버스 탑승객에게는 입장료(2,000원)를 절반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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