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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전통 깨고 '초여름 첫 대선 토론' 전격 합의한 바이든·트럼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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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미국 대선에서 4년 만에 다시 맞붙게 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6년 전통을 깨고 초여름에 일찌감치 첫 공개 토론을 벌이기로 전격 합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요한 요구를 바이든 대통령이 수용하면서다. 열세를 인정하며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현지 시간) 미국 CNN방송은 6월 27일 조지아주(州) 애틀랜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대선 후보 토론회가 열린다고 밝혔다. TV 스튜디오에서 청중 없이 차분하게 진행되는 방식이다. 두 번째 토론은 9월 10일 미국 ABC방송이 주관할 예정인데, 같은 형식이 될 것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6월 첫 토론은 파격적이다. ‘9월 이후 세 차례’라는 36년 관행을 깼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 후보들은 1988년 이후 매번 초당적 대통령 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세 번의 토론회에 참가해 왔는데, 시기는 늘 민주·공화 양당이 여름 전당대회를 통해 공식 후보를 지명한 뒤 가을 무렵이었다. 올해 역시 토론위가 9월 16일과 10월 1, 9일에 일정을 잡아 둔 상태였다.
원래 ‘조기 토론’은 바이든 대통령의 정신 건강과 체력을 깔보고 폄하해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지난 9일에도 소셜미디어 영상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당장 시작하자”며 수도 워싱턴이나 뉴욕을 토론 장소로 거론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바이든 대통령의 전향 계기는 지지율 답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형사 재판에 묶여 있고 자신은 수천만 달러를 광고에 지출한 유리한 상황에서도 여론조사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자 바이든 대통령이 역전을 노리고 도박을 걸었다는 게 미국 뉴욕타임스의 분석이다.
그러나 계산만큼은 철저했다. 워낙 고령(81세 6개월)인 만큼 대통령이 90분간 공개 무대에 서는 일은 적을수록 안전하다는 게 바이든 선거 캠프의 판단이었다. 토론 횟수를 세 번에서 두 번으로 줄인 배경이다. 7, 8월 토론을 추가하자는 트럼프 측 요청을 바이든 측이 거부한 것은 당연한 대응이었다. 게다가 토론 때 부진할 가능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투표일에 임박해 타격을 입으면 회복할 시간이 없다. 이는 트럼프 측과도 이심전심이었다.
토론위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불만도 영향을 미쳤다. △조기 투표가 시작된 뒤 토론이 이뤄지고 △청중 등이 동원되며 토론회가 오락화하는 데다 △주최 측이 규칙을 너무 느슨하게 적용한다는 게 이날 바이든 캠프가 토론위에 보낸 서한에서 지적한 전통적 토론회의 단점이었다.
전·현직 대통령이 상대방에게 갖고 있는 자신감도 의기투합에 도움이 됐다. 두 토론은 여론조사 지지율이 10% 안팎인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자격 미달로 배제되도록 설계돼 있는데, 두 사람 다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인식했을 공산이 크다. 동상이몽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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