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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AP통신 카메라도 압수... 백악관까지 나서자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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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을 보도하던 미국 AP통신의 취재 장비를 압수했다가 몇 시간 만에 되돌려준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자국 언론 보호에 나선 미 백악관이 직접 이스라엘을 압박한 결과다. 이스라엘은 백악관까지 나서자 뒤늦게 "압수 조치는 이스라엘 총리실과는 무관한 일"이었다며 발을 뺐다.
21일(현지시간) 미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실로모 카르히 이스라엘 통신부 장관은 이날 AP의 카메라 등 방송 장비를 압수하기로 한 결정을 철회하고, 장비를 AP에 돌려주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와 가까운 이스라엘 남부 스데로트에서 AP 취재진의 방송 장비를 압수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결정을 번복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백악관의 압력이 있었다. 에이드리언 왓슨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스라엘의 압수 조치 이후 "백악관과 미 국무부가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들에게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방침을 바꾸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앞서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도 이스라엘의 압수 보도가 나온 뒤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언론인은 자신들의 일을 할 권리가 있다는 우리의 신념은 확고하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미 현지 언론들도 이스라엘이 입장을 번복한 배경에 백악관의 입김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이스라엘 정부의 의도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고 전했다. 미 뉴욕타임스도 "바이든 행정부가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장비 반환을 요구한 이후 반전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외신 탄압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달 초 이스라엘은 가자 전쟁과 관련해 이스라엘에 불리한 보도를 했다며 아랍권 대표 매체인 카타르의 알자지라를 아예 자국에서 퇴출시켜 국제사회의 비난을 샀다.
이스라엘은 AP가 알자지라 방송에 영상을 제공했다는 이유를 들어 장비를 압수했다. 국가 안보에 해를 끼치는 외국 언론사의 취재 및 보도를 정부가 강제로 금지할 수 있도록 한 자국의 미디어법을 앞세웠다. 지난달 이스라엘 의회가 알자지라를 겨냥해 만든 법이다.
하지만 이번 일을 두고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이스라엘 야권 지도자인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정부가 장비를 빼앗은 매체는) 알자지라가 아닌, 53개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의 언론"이라며 "광기의 행위"라고 정부를 비난했다. 나라 안팎의 비판 여론에 한 이스라엘 당국자는 "압수는 총리실과 조율 없이 이뤄진 일"이라며 선 긋기에 나서기도 했다.
AP는 이스라엘의 장비 반환 결정을 환영했다. 다만 "외신과 독립 언론인이 이스라엘에서 자유롭게 취재 활동을 할 수 있는지 여전히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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