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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인데 나한테는 ‘독’?… 음식불내증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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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보약이다’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식생활은 매우 중요하다.
이왕이면 맛있으면서도 건강에 도움을 주는 음식을 선호하기 마련인데, 사계절마다 원기 회복에 좋다는 제철 음식을 챙겨 먹거나, 뇌·심장 등 특정 장기 기능이 저하됐거나 몸이 허할 땐 병을 낫게 하는 음식 등을 찾아 먹는 것이 그렇다.
하지만 아무리 맛있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라도 어떤 사람에겐 독이 될 수 있다. 바로 특정 음식이나 특정 성분을 소화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음식불내증(food intolerance)’이 있기 때문이다. 음식을 섭취했지만 유독 나에게만 복부 팽만감, 복통, 설사, 메스꺼움, 심한 졸음 등 소화불량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이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
여러 사람과 음식을 먹은 뒤 내게만 불편한 증세가 나타난다면 해당 음식이 나에게 안 맞는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전문적으로는 이를 ‘음식불내증’이라고 한다.
어떠한 음식이나 음식 내 성분을 소화, 흡수하는 과정의 문제로 인해 발생한다. 아직 모든 메커니즘이 밝혀져 있지 않지만 자신에게 맞지 않는 음식을 먹으면 무해한 음식 성분이지만 과다한 면역 반응이 생기고 결과로 불편해지게 된다. 음식불내증 가운데 메커니즘이 비교적 명확히 밝혀진 경우는 효소 결핍 또는 효소 기능 결함으로 인해 해당 음식이나 음식 성분을 소화할 수 없는 경우다.
음식불내증 증상은 몸에 맞지 않는 음식이나 성분을 섭취한 뒤 최소 몇 시간 또는 며칠에 걸쳐 나타난다. 일반적인 증상으로는 복부 팽만감, 메스꺼움, 복통, 설사, 심한 졸음, 두통 등이 있다.
이 밖에 관절통 또는 피부 발진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면역계의 주요 구성 요소인 lgG항체의 작용과 관련 깊다. 특히 과도한 면역 반응이 장에서 발생하면 장 투과율이 높아져 소화 중인 음식 성분이 체내로 직접 침투한다. 이때 신체는 혈류 안으로 들어온 음식 성분을 바이러스나 세균 등 이물질 침입으로 판단해 항체를 만들고 결합해 면역 복합체를 만든다.
면역 복합체가 적절히 분해되면 다행이지만 과다 생성돼 온몸에 퍼지면 다양한 조직과 기관에서 만성 염증을 일으킨다.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음식 알레르기(과민 반응)와 음식불내증을 혼동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특정 음식 섭취 후 몸에 이상 반응이 나타나면 이를 음식 알레르기라고 생각한다.
음식 알레르기와 음식불내증은 발생 메커니즘·증상·경과가 다르다. 음식 알레르기는 피부 가려움증, 얼굴·팔 부종, 호흡곤란에 의한 쌕쌕거림 등 과민 반응을 유발한다. 이는 해당 음식 항원에 대한 lgE항체의 급성 반응으로 인해 발생한다. 전형적인 음식 알레르기(과민 반응)는 음식 섭취 후 몇 분 이내 증상이 나타나며, 호흡곤란 등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과민 반응이 의심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반면 음식불내증의 불편 증상은 음식 섭취 후 수 시간에서 며칠에 걸쳐 나타나며, 지속적으로 불편하지만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급성적인 증상은 생기지 않는다.
대표적인 음식불내증은 우유 유당을 소화하지 못하는 ‘유당불내증’과 빵·면의 주성분인 글루텐 성분을 소화하지 못하는 ‘글루텐불내증’이 있다.
한국인의 75%가 겪는 것으로 알려진 유당불내증은 당 일종인 유당 분해 효소가, 글루텐불내증은 밀가루의 글루텐 분해 효소가 결핍돼 몸이 이들 성분을 소화할 수 없어 발생한다.
세계 최고 글루텐 질환 권위자이자 내과 전문의인 스티븐 왕겐 박사는 “유당불내증을 겪는 사람은 글루텐불내증도 함께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따라서 평소에 우유나 밀가루 음식을 섭취할 때 남보다 속이 더부룩하고 몸이 불편하다면 음식불내증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음식불내증 검사는 개인의 식습관과 건강 상태 등을 통해 음식불내증 원인을 알아보고 결과에 맞는 교정 식단을 제안하는 검사다. 환자에게서 채취한 혈액 샘플에서 특정 음식에 대한 lgG항체 반응성을 분석해 음식에 대한 몸 반응 정도를 3가지 반응 등급으로 확인한다.
등급은 △저반응성 음식 △중간 반응성 음식 △고반응성 음식으로 나뉜다. 반응성을 높은 음식일수록 음식불내증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저반응성 음식은 음식 알레르기나 음식불내증 증상이 없다면 섭취해도 되며, 중간 반응성 음식은 1주일에 1~2번 이하로 제한할 것을, 고반응성 음식은 최소한 12주 동안은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검사 결과를 종합해 고반응성 음식은 제거 식단을 통해 한시적으로 섭취를 중단하고, 이후 회전 식단 및 자극 식단을 통해 해당 음식을 다시 편안하게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준형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남들에겐 좋은 음식이라도 나에게는 독이 될 수 있는데, 특정 음식을 섭취한 후 반복적으로 복통·설사·두통 등 소화불량 증상이 발생한다면 음식불내증을 의심할 수 있다”며 “음식불내증은 특정 음식을 전혀 섭취할 수 없는 음식 알레르기와 달리 개인 면역 반응에 따라 일정 기간을 두고 먹으면 극복할 수 있기에 음식불내증 반응 단계와 교정 식단을 확인할 수 있는 음식불내증 검사를 받기를 권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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