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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국민, 정상 리더십에 기댄 관계 개선에 한계 느껴" [한일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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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일 공동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양국 국민 모두 지난해부터 이어진 관계 개선 분위기를 체감한다고 볼 수 있다. 관계가 좋다는 응답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증가했고, 상대국에 대한 신뢰도·친밀감 모두 상승 기조를 이어갔다.
그러나 향후 한일 관계 전망에서 지난해와 달리 비관적으로 나온 것에 주목해야 한다. 한일 관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최근 1년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두 정상의 리더십 덕분에 급격하게 한일 관계가 개선됐지만, 지난해와 달리 두 정상에 대한 신뢰도는 크게 떨어졌다. 한국 여당은 지난 4월 총선에서 대패했고, 일본은 기시다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황이다. 한일 국민 모두 두 정상의 리더십에 의존해 양국 관계를 강화하 는 것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점을 느낀 것이다.
한일 관계 개선의 동력으로 작용했던 징용공(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정부 명칭) 문제도 한국이 '제3자 변제' 해법을 제시한 이후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역시 향후 관계 전망을 어둡게 하는 부분이다. 한국인들은 일본이 물컵의 남은 반 잔을 채워주길 기대했지만, 일본의 소극적인 반응이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다. 일본인 입장에서는 양국 합의에도 일본기업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한국 대법원의 판결이 이어지자 사태를 낙관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양국 사이에는 관계 개선을 이끌 또 다른 동력이 있다. 엄혹한 국제 정세로 한미일 3국 공조 필요성이 더욱 커진 점이다. 한국 응답에서 한미일 3국 협력에 대한 지지가 이전보다 높게 나타났다. 한국인들은 역사 문제로 일본과의 외교·안보 협력에는 거부감이 크지만, 그럼에도 현 정세를 고려하면 한미일 공조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한일 공조가 필요한 상황인 만큼 양국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마침 내년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다. 한일 관계를 업그레이드할 60주년 공동선언이 나오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한일 모두 관광 분야의 협력 강화를 바라는 만큼 출입국 간소화 같은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조치도 필요하다.
한국일보는 광복 50주년을 맞은 1995년부터 6월 9일 창간 기념일에 맞춰 일본에서 최대 부수를 발행하는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과 함께 '한일 국민의식 공동 여론조사’를 30년째 실시하고 있다. 초창기는 부정기적으로 조사했으나 2013년부터는 매년 진행하고 있다.
한일 양국 국민의 한일관계, 상대국 신뢰도·친밀도, 중국·북한 등 주변국 인식 평가 문항을 매해 빠짐 없이 넣고, 여론조사 당시 현안에 대해 양국 국민에게 동일한 문항을 질문한 뒤 비교한 결과는 그 자체로 역사적 자료가 됐다.
한국일보의 올해 조사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8세 이상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휴대폰 면접조사 방식으로 지난달 24, 25일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요미우리신문은 사내 여론조사부를 통해 같은 달 24~26일 18세 이상 일본인 1,045명을 상대로 유무선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한국일보는 소수점 첫째자리까지, 요미우리는 소수점 이하를 반올림해 수치를 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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