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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인질 구출 성공은 했지만… 멀어지는 '가자 전쟁' 휴전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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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8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벌인 인질 구출 작전이 향후 전황에 미칠 파장이 적잖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국민 4명 생환'이라는 성과를 거뒀을지는 몰라도, 또다시 과격한 군사작전을 밀어붙여 민간인을 대거 희생시켰기 때문이다. 그렇잖아도 불투명했던 휴전 협상 타결 희망이 더욱 옅어졌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 당국은 9일 가자 중부 누세이라트 난민촌에서 이스라엘군이 인질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최소 274명이 사망하고 698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사상자들이 옮겨진 가자지구 중심부 알아크사 병원의 상황을 놓고 "악몽"이라고 표현하면서, "심각한 부상을 입은 환자들 중 다수는 여성과 어린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측은 불가피한 작전이었다는 입장이다. 하마스가 민간인을 방패 삼아 인질들을 억류하고 있었기 때문에 희생을 감수해야 했다는 취지다. 이스라엘방위군(IDF)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브리핑에서 팔레스타인 사상자 숫자가 테러리스트를 포함해 100명이 되지 않는다고 못 박기도 했다.
이번 작전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이스라엘 제안'이라며 3단계 휴전안을 공개, 협상 분위기를 끌어올린 지 불과 일주일 만의 일이다. 3단계 휴전안은 △6주간 휴전, 이스라엘군의 인구 밀집 지역 철수, 인질 일부 석방 △생존 인질 전원 석방,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 △가자지구 재건 계획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정작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하마스 제거'가 영구 휴전의 선결 과제라고 고집하면서 분명한 시각차를 드러내 왔다.
이 가운데 벌어진 과격한 인질 구출 작전은 향후 휴전 협상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휴전 협상은 상호 적대 행위 완화를 전제로 하는 만큼 향후 양측의 대화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3단계 휴전안에 적극 호응하던 하마스도 당장 입장을 선회했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이번 구출 작전에 미국이 정보 제공 등으로 지원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가자지구에서 자행된 전쟁 범죄에 미 정부가 공모했으며, 완전히 참여했다는 점이 재차 입증됐다"고 밝혔다. 양측을 협상 테이블에 앉혀 두려던 미국과 중재국들의 역할마저도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의미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구출 작전이 '완전한 승리'와 '인질 전원 석방'이라는 목표를 거두기 전까지 군사작전을 끝낼 수 없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네타냐후 총리는 작전 성공을 알리며 "우리는 임무를 완수하고 인질을 모두 집으로 돌려보낼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지도부가 계속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이스라엘 전시 내각 핵심 구성원인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당초 이날까지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의 전후 계획을 제시하지 않으면 내각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구출 작전 성공에 공식 사임 발표를 일단 미뤘지만, 이미 전시 내각의 내홍은 극에 달했다는 평가다.
네타냐후 총리의 정적으로 꼽히는 간츠 대표는 전시 내각 내에서 전쟁을 멈추지 말라고 요구하는 극우파에 맞서 그나마 균형추를 잡아온 인물이라고 WP는 전했다. 만약 간츠 대표가 실제 탈퇴할 경우,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는 네타냐후 총리로서는 연정 내 극우파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극우파들은 하마스와 휴전할 경우 연정을 탈퇴하겠다며 줄곧 네타냐후 총리를 압박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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