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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간 혈세 1조 지출"... 의협 '집단휴진 선포'에 재정당국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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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협회가 18일 '집단휴진 선포'를 예고하면서 재정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3월부터 이어진 의정 갈등 상황에서 1조 원 넘는 재정이 추가로 투입됐는데, 집단휴진이 현실화하면 추가 재정 부담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의대 입학정원 증원 발표(2월 6일)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 사직이 본격화하면서 '비상 의료 체계'를 가동해왔다. 전공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교수진뿐 아니라, 진료지원(PA) 간호사, 공중보건 의사, 군의관 등을 모두 동원해 필수의료 인력을 채웠다. 이들의 인건비, 환자 이송 구급차 비용 지원 등에 쓰인 비용은 총 1조 원이 넘는다.
정부는 이를 위해 우선 국민건강보험 재원을 끌어다 썼다. 건강보험 재정에서 총 4번 8,003억 원이, '국가 비상금'인 예비비도 2,000억 원 넘게 투입됐다. 구체적으로 3월 6일 국무회의에서 보건복지부 소관 예산 1,254억4,700만 원과 국가보훈부 소관 예산 30억8,500만 원이 승인됐고, 5월 28일 국무회의에선 군의관·공보의 파견 수당 지급에 774억6,200만 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건보 재정과 예비비를 합치면 총 1조62억9,400만 원으로, 매일 100억 원꼴의 재정이 전공의 빈자리에 투입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장기화하는 의료 공백에 물러서지 않고 예산을 대거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집단휴진 등으로 인한 추가 소요 비용을 건강보험에서 끌어다 쓰는 경우 건보 재정에 대한 논의가 불가피하다.
건강보험법과 건강증진법에 따르면, 정부는 해당 연도 '건보료 예상 수입액의 20%'를 건강보험에 지원해야 한다. 일반회계에서 14%, 담뱃세(담배부담금)로 조성한 건강증진기금에서 6%를 각각 충당해 건보 재정에 보태는 식이다. 그간 정부가 국고 지원 비율을 지킨 적이 없었지만, 올해는 건보 재정 소요가 심해 정부의 재정 지원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3년 연속 건보 재정이 흑자를 기록했지만 2026년부터는 당기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고령 인구 증가로 인해 의료비 지출이 증가하고 저출생 고령화로 보험료 수입이 줄어드는 구조여서, 건보료율 상향과 국고 지원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보 재정에서 일단 끌어다 쓴 만큼, 추후 보전 방안 등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기재부는 건보 재정 관련 국고 지원 상향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실질적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3월까지 75조3,000억 원 적자로, 같은 달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재정 사정 자체가 빠듯한 만큼, 국고 지원금 상향을 논의하기 부담스럽다는 얘기다.
의정 갈등에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로 꾸려진 건보 재정과, 예비비 등 국가 재정을 계속 투입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국민의 세금과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를 비상 진료 체계 유지에 사용하고 있다"며 "불법 집단행동으로 의료 현장의 혼란을 초래한 것은 의사들인데 그 불편과 재정 부담까지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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