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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포장용 '랩'만 빼고, 모든 비닐 분리배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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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 비닐이 한가득이네.”
지난 3월 서울시에서 자원 재활용 업무를 담당하는 자원순환과 공무원들이 시청 주변 상점의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뒤지다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종량제 봉투에 담긴 플라스틱 쓰레기의 절반 이상(52%)이 분리배출해야 하는 폐비닐이라는 환경부 통계(2022년 기준)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나섰는데 무작위로 상점 4, 5곳의 쓰레기를 파헤쳐 보니 실제 비닐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음식점에서 나오는 조리용 비닐 장갑과 물수건 포장 비닐,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에 납품되는 각종 제품 및 원재료들을 포장한 비닐류 등이 꾹꾹 눌러 담겨 있었다. 당시 현장 점검에 나섰던 송형래 주무관은 “어떤 사업장은 ‘비닐봉투는 종량제 봉투에 버리세요’라고 잘못 안내한 경우도 있었다”며 “버려지는 비닐을 분리배출하면 연료로 쓰이거나 열분해로 나프타를 추출해 재생플라스틱으로 재활용할 수 있으니 꼭 분리배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시는 7월부터 편의점과 음식점 등 상업시설에서 모든 비닐을 분리배출하는 ‘폐비닐 분리배출 활성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 3개월 전 환경 점검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인데도 종량제 봉투에 담겨 버려지는 폐비닐이 적잖은 것으로 파악된 만큼 앞으로 이를 자원으로 활용하자는 취지다.
환경부 통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 하루 폐비닐 발생량 730톤 중 과반인 402톤(55%)이 종량제봉투에 담겨 소각·매립된다. 분리배출돼 연료 등으로 재활용되는 양(328톤, 45%)보다 훨씬 많다. 종량제 봉투에 버려지는 폐비닐은 가정(137톤, 34%)보다 상점 등 비가정(265톤, 66%)이 압도적이다. 시는 “2026년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대비하고, 소각시설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폐비닐 분리배출 및 자원화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특히 배출량이 가정의 2배 수준인 상점의 협조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7월부터는 폐비닐 분리배출 기준이 대폭 완화된다. 기존에는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려야 했던 보온·보냉팩뿐 아니라 특수마대(PP마대)에 넣어 배출해야 했던 비닐·플라스틱 노끈도 폐비닐로 분류된다. 이물질이 묻어 종량제 봉투에 버렸던 과자봉지, 커피믹스, 음식물을 담았던 봉지도 물로 헹궈서 분리배출하면 된다. 양파 담는 그물망, 비닐장갑, 스티커 붙은 택배포장지도 분리배출 대상이다. 단, 마트나 가정에서 사용하는 식품포장용 랩은 종량제 봉투를 써야 한다.
분리배출 대상 비닐 확대는 처리기술 발전 덕분이다. 이소연 자원순환정책팀장은 “기존에는 단일 재질이나 이물질이 없는 깨끗한 비닐만 분리했으나 최근에는 비닐을 열분해해 나프타를 추출하는 기술이 발전해 모두 처리 가능하다”며 “유럽이 플라스틱 용기 제조 시 재생원료 사용을 의무화하는 등 규제가 강화되며 폐비닐 재활용 수요가 늘어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시는 또 7월부터 중점관리 대상인 편의점과 음식점 등 상업시설에 50L 또는 30L 폐비닐 전용봉투 750만 매(업소당 30매)를 배부할 예정이다. 상가가 밀집한 역세권, 번화가, 시장 등을 중점 관리구역(자치구별 5, 6개 지역)으로 설정하고, 점검반을 편성해 매월 2회 이상 현장 점검·계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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