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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0만 원짜리 에르메스 '버킨백' 원가는 14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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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버킨백' 원가가 140만 원에 불과하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높은 희소성으로 버킨백이 시중에서 3,200만 원에 거래되는 만큼 폭리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상에서 가장 탐나는 핸드백의 미친 경제학'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에르메스 매장에서 버킨백을 사기만 하면 5분 만에 돈을 2배로 벌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예를 들어 에르메스의 대표 상품 중 하나인 검은색 기본 버킨백25는 매장에서 세전 1만1,400달러(약 1,600만 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이를 리셀러(재판매 업자)에서 웃돈을 주고 되팔 경우 2만3,000달러(약 3,200만 원)는 받을 수 있다. WSJ는 해당 가방의 원가가 1,000달러(약 140만 원)에 불과하다며 에르메스 측이 엄청난 마진을 챙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버킨백의 희소성 때문이다. 영국의 유명 가수 제인 버킨(1946~2023)의 이름을 따서 제작된 버킨백은 에르메스의 대표 인기 상품이다. 그러나 에르메스 측이 철저한 수량 제한을 통해 제작해 수요 대비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 에르메스에서 꾸준히 다른 제품을 구매한 '충성 고객'에게만 버킨백이 판매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돈이 있다고 무작정 살 수 있는 가방이 아닌 셈이다.
심지어 가방을 사려는 고객과 매장 직원의 관계가 주객전도되는 현상도 나타난다. 매장에 한정적으로 입고되는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고객들이 매장 직원의 환심을 사려고 애쓰는 것이다. 매장에서 깍듯하게 인사를 건네는 것은 직원이 아닌 구매자이며, 갑부 고객이 직접 구운 쿠키를 직원에게 선물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고가의 명품 원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의 300만 원대 가방 원가가 8만 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법원은 지난 10일 디올의 핸드백 생산 사업부를 감독할 특별위원을 임명했다. 밀라노 검찰이 최근 명품 산업 분야를 대상으로 실시한 불법근로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른 조치다. 검찰 조사에서 디올에 가방을 공급하는 한 중국 하청업체는 불법으로 하루 15시간 교대 근무를 시키는 등 노동 착취를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디올 측은 그렇게 만들어진 핸드백을 개당 53유로(약 8만 원)에 사들였다. 이 핸드백은 매장에서 2,600유로(약 384만 원)에 판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조르지오 아르마니도 지난 4월 부당 착취 처분을 받았다. 아르마니는 중국 하청업체에서 가방 한 개에 93유로(약 13만7,000원)에 넘겨받은 뒤 매장에서 약 1,800유로(약 260만 원)에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명품업체의 폭리에 소비자들은 공분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명품이 브랜드 값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완전히 뒤통수 맞은 기분" "결혼 프러포즈용 가방으로 디올백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뉴스를 보니 다른 브랜드로 바꿔야 할 것 같다" "명품 가방이 아니라 거품 가방이네" "중국 노동자를 착취해서 번 가방으로 보니 아무리 명품이어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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