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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마약중독통합치료관리 시설 이끌게 된 '마약 치료 대부' 조성남 전 법무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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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환자를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필요성을 느끼던 참에, 지자체 최초로 마약관리센터를 여는 서울시가 제의해 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수락했습니다."
10월 개소하는 전국 최초 마약중독자 통합치료관리 공공시설인 '서울시 마약관리센터'에 마약 치료계 대부로 불리는 조성남(66) 전 국립법무병원장이 다음달 22일부터 임시 센터장을 맡는다. 그는 지난달 27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뜻깊고 획기적인 실험인 센터에서 좋은 모델을 만들어 전국 지자체로 확산하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37년 마약 치료 외길 인생을 걸어온 조 전 원장이 근무를 수락하면서 센터 개소 준비에 애를 먹던 시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서울시는 국내 최초로 마약류 중독자의 '상담·치료·재활'과 '연구·교육'을 동시에 하는 센터 설립을 준비해왔다. 마약 치료 전문의 부족과 낮은 처우로 인해 시는 의사 구인난을 겪어왔다.
조 원장은 마약 중독과 정신질환범죄심리 분야에서 자타공인하는 전문가다. 1988년 국내 유일 범법 정신질환자 입원 치료 기관인 치료감호소(현 국립법무병원)에서 소장으로 근무했고 이후 중독질환 전문치료기관인 강남을지병원장 등을 지내는 등 37년간 마약류 중독 치료에 힘썼다.
열악한 마약치료 환경을 겪으며 오래전부터 마약치료 인프라 확대를 주장해 온 조 전 원장은 "알코올·도박 중독자처럼 마약 중독자도 '중독'이라는 병을 앓고 있는 환자"라며 "마약은 발굴과 치료가 쉽지 않아, 인프라와 지원체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약은 이미 일상으로 침투했다. 지난해 서울에서 마약사범으로 검거된 사람은 3,738명(경찰청 통계). 암수율(드러나지 않은 범죄 비율)을 고려한 중독자는 약 10만 명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번듯한 치료시설이 없어, 치료를 원하는 환자도 그동안 정부 지정 마약 치료 보호기관인 인천 참사랑병원으로 '원정 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는 사이 마약은 암암리에 확산됐다. 지난해에는 강남 학원가 마약 사건까지 터졌다. 마약 중독 환자들을 치료부터 재활까지 끝까지 책임지는 시스템이 긴요한 이유다.
조 전 원장은 열악한 치료관리 체계를 극복할 묘안으로 한때 마약중독자였다가 치료·재활로 회복한 뒤 마약 치료사 교육을 받은 '회복 강사'의 활용을 제안했다. 그는 "회복강사는 본인이 경험했기 때문에 환자 이해도가 높고, 진심 어린 독려로 환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며 "전문가보다 환자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환자가 집중 치료를 끝낸 후에도 관리받도록 사회생활과 병행 가능한 외래 치료나 부분 입원 치료 프로그램 등도 마련할 계획이다.
'세금으로 왜 범죄자를 치료해 주냐'는 일각의 불만에 대해 조 전 원장은 "마약은 한 명이 중독되면 주변으로 쉽게 번져 전염병이나 다름없다"며 국가·지자체·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마약이 학생 회사원 주부 등 젊은 층에 노출되고 급속히 확산하는 현실을 '남의 이야기'로 치부해선 안 된다"며 "코로나19 확산 때 국가가 백신접종하고 치료해줬듯, 마약 중독도 사회가 치료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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