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구석 있었나… 친구 뺨 때린 장학사 아들 '논란'

울산 중학교 수련회날 폭행 발생
휴게소서 친구 뺨 수차례 때려
피해자 부모 "폭행 처음 아냐"
가해자 부모 "아들 혜택 없어"

울산 남구 한 중학교 학생(파란색 상의)이 지난달 29일 동급생의 뺨을 때리자 주변 친구들이 말리고 있다. JTBC 사건반장 캡처

울산의 한 중학교에서 한 학생이 동급생의 뺨을 수차례 때리는 등 폭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가해 학생의 아버지가 관할 교육청 장학사인 것으로 드러나 비판이 거세다.

26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울산 남구 한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 A군이 수련회를 가던 중 잠시 들른 휴게소에서 동급생 B군의 뺨을 여러 차례 때렸다. 다른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였다.

"돈 갚아" 피해 학생 반발에 폭행 시작

이날 두 사람은 집결지 재활용장에서 캔을 주워 놀았는데, B군이 동영상과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게 폭행의 발단이 됐다.

이걸 본 A군이 SNS 메시지로 B군에게 "만나면 아무것도 못 할 XX"라고 메시지를 보낸 뒤 두 사람은 옥신각신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B군이 "돈이나 갚아라", "돈 생기면 준다면서 몇 달째 안 줘놓고"라고 말한 것에 화가 난 A군이 B군을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B군 어머니에 따르면 A군은 폭행에 앞서 SNS에 B군을 언급하며 "너는 휴게소에서 날 만나야 할 거다"라고 경고 글을 남겼고, 이를 본 B군의 친구들이 B군에게 이 사실을 전해줬다. B군은 "A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까 꼭 휴대전화로 찍어달라"는 부탁을 남겼고, B군의 친구들이 부탁받은 대로 폭행 장면을 촬영하면서 폭행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B군 어머니는 A군의 폭행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B군의 어머니는 "처음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를 열지 않겠다고 했는데, (가해자) 이름을 들으니 얘가 또 뒤에서 괴롭히는구나 생각했고, 그 친구라면 학폭위를 열겠다고 말씀드렸다"며 "학교에서도 문제를 일으키고 복도에서 친구들을 때리고, 항상 쌍방폭행을 유도하면서 계속 빠져나갔다"고 주장했다.

"아버지가 일 처리" vs "장학사 밝힌 적 없어"

또 "이번 사건 외에도 가해 학생이 문제 일으킬 때마다 (가해 학생) 부모가 학교에 전화한 게 수십 차례고, (가해 학생) 아버지가 일 처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A군은 폭행이 발생한 당일 수련회장에 온 부모님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장학사인 가해학생 아버지는 "내가 장학사라서 아들이 혜택을 보는 건 없다. 아들이 문제 일으킬 때마다 막아줬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아들이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내가 알기로는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가해 학생 측은 쌍방 폭행을 주장하며 피해 학생을 학교 폭력으로 신고했다가 해당 동영상을 뒤늦게 확인한 뒤 최근 취하했다.

관할 교육청은 해당 학교의 학폭위 조사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한국일보 통화에서 "학폭위 절차상 장학사라고 해도 개입을 하거나 입김을 작용할 수 없다"며 "A군은 아버지가 장학사라는 말을 한 적 없다고 하고, 해당 장학사 역시 학교에 전화할 때 장학사라고 밝힌 적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