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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듯한 모범생 가면, 쾌활한 가면…아이의 ‘진짜 얼굴’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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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가면 : 반듯한 모범생. 공부, 운동, 발표, 청소까지 완벽하게 해냈다. 선생님과 친구들의 칭찬은 정말 달콤했다. 하지만 진짜 모습을 들킬까 두려워 숨을 편히 쉴 수 없었다.
#. 두 번째 가면 : 사나워 보이는 얼굴. “맨날 이래라저래라! 듣기 싫어!” 부모님에게도, 주변 사람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을 다 내뱉으며 내키는 대로 행동했다. 강하고 자유로워졌지만 어느새 외톨이가 돼 있었다.
#. 세 번째 가면 : 상냥하고 쾌활한 얼굴. 모두가 나를 좋아해줬고, 내 실수까지도 감싸 주었다. 하지만 모두 나와 함께 있기를 바랐고, 나는 점점 지쳐 갔다.
그림책 ‘가면의 밤’은 아이가 신비한 가면을 쓰며 일어나는 일을 따라간다. “다른 사람이 되고 싶냐”는 솔깃한 제안에 아이는 늘 갖고 싶었던 모범생 가면을 가장 먼저 썼고, 외톨이가 됐을 땐 쾌활한 가면을 써 모두에게 사랑받게 된다. 하지만 어떤 가면도 온전히 내 것 같지는 않다.
수많은 가면을 쓰며 원래 얼굴이 어땠는지 희미해져 가는 아이. 아이의 진짜 얼굴은 무엇일까. 가면을 쓰기 전의 본래 모습일까, 아니면 아직 찾지 못한 가면 중 하나일까. 가면 세계에서 뛰쳐나온 아이가 마침내 발견한 얼굴은 그동안 쓴 가면들과 아직 쓰지 않은 가면들이 뒤섞인 얼굴이었다. 다양한 ‘나’를 마주한 후 외면과 내면의 균형을 맞추며 자아 정체성을 찾아가는 아이의 발걸음은 전보다 단단해졌다.
연필로 그린 어두운 그림은 어쩐지 으스스하지만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안경미 작가는 이 작품으로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샤르자 어린이 독서축제에서 일러스트 대상을 받았다. 안 작가는 2015년과 2018년에는 이탈리아 볼로냐 어린이 국제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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