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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참패 석 달 만에 '정무장관' 신설... 윤 대통령은 달라질까

입력
2024.07.01 21:0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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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여소야대… 국회와 실질적 소통해야"
국무위원 힘줘 野 접근성 제고, 당정 결속 의도도
尹 태도 안 바뀌면 옥상옥 불과… 野 호응 불투명

윤석열 대통령이 5월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5월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이 1일 '정무장관'을 신설키로 한 것은 '총선 참패 후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른 측면이 크다. 22대 국회 시작부터 강대강 대치가 반복되면서 '국회와 소통을 늘리겠다'던 윤 대통령 약속은 무색해졌다. 그래서 소통 창구 확대를 출구로 택한 셈이다. 다만 윤 대통령이 야당과 유연한 관계를 맺지 못하면 정무장관은 '옥상옥'에 그칠 수밖에 없다. 결국 자리가 아니라 대통령의 태도에 달린 셈이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무장관 신설 배경과 관련해 "지금 국회 구조가 여소야대이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국회와의 소통을 더 실효적으로, 실질적으로 하기 위해 정무 기능을 더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윤 정부는 시작부터 여소야대였다. 그래서 출범 초부터 정무장관 필요성이 언급됐다. 총선을 거치면서 여소야대 구도가 더 굳어지자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이 과정에서 김종민 새로운미래 의원이 거론되는 해프닝을 빚었다. 앞서 2020년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정무장관 신설 제안에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긍정적 반응을 보였지만, 지금과 다른 '여대야소' 구도라 절박하지 않아 흐지부지된 전례가 있다.

정무장관이 바꿔가야 할 '소통 부족'은 윤 대통령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돼왔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대통령실이 2년 차를 지나며 많은 성과를 이뤘음에도 친절하고 상세히, 상냥하게 소통하는 큐레이터 역할이 부족했다"고 지적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이에 정 비서실장은 "15년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할 당시 주호영 특임장관(정무장관)이 있었다. 당시 국회와 소통이 굉장히 원활했다"며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총선 이후 윤 대통령이 변화를 약속했지만, 야당은 의석수로 밀어붙여 법안을 통과시키고 대통령은 거부권으로 맞서는 대결의 정치가 21대 국회에 이어 다시 반복될 참이다. 이에 국무위원에게 소통 업무를 맡겨 힘을 실어줄 필요성이 커졌다. 여권 관계자는 "앞으로 개각, 인구부 출범 등 과정에서 야당에 협조를 구해야 할 일이 많을 텐데 정무장관이 중간지대가 될 수 있다"며 "대통령실 참모라는 한계가 있는 정무수석보다 중립적인 위치에서 활동 폭을 넓게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총선 참패로 어수선한 당정관계를 결속하고 정부부처 간, 당정 간 엇박자를 줄이는 의미도 있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각 부서 간 의견이 갈릴 때 조율을 하고 대통령과 여당 사이 가교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정무장관은 야당과 소통이 가능하면서도 정부와 여당을 상대로 장악력을 발휘할 무게감을 갖춘 중진급의 유력 정치인이 기용될 전망이다.

다만 윤 대통령이 변하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다. 이 관계자는 "장관을 만들어 놓고 별다른 역할이 없으면 정무수석과 다를 게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의 호응도 관건이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야당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 해놓고 별반 달라진 게 없지 않나"라며 "(정무장관 신설에) 어떤 의도가 있는지 그 진정성에 대해 한번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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