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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매일 오가는 길인데"... 시청역 차량 돌진 사고 애도하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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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오가는 길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나요."
빗방울이 떨어지는 2일 오전, 서울지하철 2호선 시청역 인근 교차로엔 국화꽃 여러 송이가 놓여 있었다. 전날 밤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 현장이다. 직장인들은 분주히 회사로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그 꽃을 쳐다보며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퇴근길 사고 현장을 목격했다는 장모(38)씨는 "늦게까지 일하고 집에 가는데 거리에 소방차와 구급차가 늘어서 있어 깜짝 놀랐다"며 "회사 동료들도 밤늦게 서로 메신저를 통해 정신없이 안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출퇴근 길에 매일 지나는 곳인데 너무 큰 사고가 나서 안타깝다"고 했다.
전날 밤 이곳에서는 60대 후반 남성이 운전하던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차량이 역주행 상태로 인도로 향하는 바람에 사망자들은 미처 피하지도 못한 채 변을 당했다. 회사가 밀집한 지하철역 인근이라 야근을 마치고 귀가하는 직장인과 저녁 식사를 마친 이들이 몰려 피해 규모가 컸다.
사고가 발생한 교차로 인근 거리는 현장 수습으로 정신없는 모습이었다. 인부들은 차량이 돌진하며 부순 철제 난간을 교체하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었다. 차량이 들이받아 유리창이 모두 부서진 한 음식점은 벽 한쪽을 터놓은 채 보험사 직원이 도착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인근에서 3년째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35)씨는 "평소보다 한 시간가량 일찍 나와 가게를 수습했다"며 "어젯밤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놀랐는데,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시청역 거리가 이태원처럼 사고의 기억만 남는 곳이 될까 두렵기도 하다"고 걱정했다.
시민들은 매일같이 오가는 출근길에서 사고가 발생했단 소식에 우려가 적잖았다. '당장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사고'라는 생각 때문이다. 사고 현장으로부터 5분 떨어진 곳에서 근무한다는 곽모(24)씨는 "어제 늦게까지 일하던 회사 동료가 조금만 더 늦게 나왔으면 사고를 당할 수 있었단 생각이 들어 아찔했다"고 털어놨다. 시청역을 거쳐 서대문구로 출근한다는 유모(64)씨도 "시내 한복판, 너무 큰 도로에서 사고가 났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며 "언제라도 다칠 수 있단 생각이 들어 이젠 저녁 회식도 겁이 나서 못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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