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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신창이' 방통위...여당은 '친정부 기구'로 파행 운영·야당은 위원장 탄핵 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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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자진 사퇴하면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7개월 만에 방통위원장 2명이 잇달아 직을 버리는 이례적 기록을 썼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에서 방통위원장 탄핵안을 의결하기 직전이었다는 시점도 같다.
전문가들은 방송·통신 정책과 규제를 총괄하는 방통위가 정부·여당의 방송정책을 관철시키는 기구로 축소되고, 여야 정치권이 방통위의 중립성을 무시한 채 '언론 주도권 확보'를 위한 극단 대치를 하면서 반복되는 파행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 직속 기구인 방통위는 대통령과 여당, 야당이 각각 추천하는 방통위원들로 구성하는 5인 체제의 합의제 행정기관이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 취임 이후 1년 가까이 윤석열 대통령이 추천한 방통위원 2명으로만 운영돼왔다. 윤 대통령이 야당 추천 위원을 임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2인 체제에서 KBS 이사장 교체, YTN의 민간기업 매각 등을 의결했고, 그 결과 KBS와 YTN 경영진은 친정부 성향이 됐다. 최영재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는 “정권의 이해에 맞추기 위해 일부러 방통위를 파행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라며 “야당 추천 방통위원은 임명도 하지 않는 것은 위헌적인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2인 체제’에서 방통위원장은 정부의 방송정책을 대리 집행하는 자리가 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창룡 인제대 명예교수는 “이동관·김홍일 전 위원장은 사실상 (윤석열 정부의) 방송 장악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탄핵 직전 MBC 등 방송사 이사 선임 계획을 의결한 것을 두고 김 명예교수는 "(김 전 위원장과 차기 위원장이 ) 서로 역할 분담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전 위원장 시절 본격 검토한 YTN의 매각 승인안은 김 전 위원장이 의결했다. 김 전 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전격 의결한 MBC 등의 이사 선임 계획은 차기 위원장이 마무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후임 방통위원장으로는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이 단수 후보로 거명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언론특보 출신인 그가 MBC 사장 교체 등을 실행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민주당이 방통위원장 탄핵 카드를 정치적으로 남발한다는 지적도 있다.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 헌법재판소가 탄핵 여부를 최종 결정할 때까지 방통위원장 직무가 중지되면서 방통위 업무가 마비된다.
김 전 위원장의 자진사퇴로 방통위는 이상인 부위원장이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는 '1인 체제'가 됐다. 방통위원 1명으로는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안건 의결은 하지 못한다.
방통위는 지난 13개월 동안 직무대행을 포함해 수장이 7차례나 바뀌었다. 민주당은 이 직무대행 탄핵까지 만지작거리고 있어 방통위 파행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김창룡 교수는 “방통위 직원들도 자괴감에 빠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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