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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아기 홀로 두고 화장실에 갇힌 아빠···4시간 '사투' 끝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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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돌이 지난 아기를 거실에 홀로 둔 채 화장실에 4시간 넘게 갇혀 있다가 구조된 아빠의 사연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문고리 고장으로 화장실에 갇히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1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오늘 겪은 일… 화장실 갇힘 사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21일 기준 10만 건 이상 조회될 정도로 이목을 끌고 있다.
돌이 지난 딸을 키우는 30대 A씨는 이날 아이를 잠시 거실에 두고 화장실에 들어갔다. 용변을 본 뒤 화장실을 나서려는 순간 문이 열리지 않았다. 처음엔 '정 안 되면 부수고 나가야지' 하고 가볍게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문은 열리지 않고 숨 쉬는 것조차 점점 불편해지면서 사실상 패닉상태가 됐다.
A씨는 "갑자기 배가 아파 아이를 거실에 두고 화장실을 가려는데, 아이가 울어서 휴대전화로 노래를 틀어주고 안방 화장실에 가서 일을 봤다"며 "나가려고 문을 여는데, 문이 안 열렸다. 처음에는 콧방귀를 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방 화장실이 굉장히 좁고, 창문도 없어서 숨 쉬는 것도 굉장히 불편했다"며 "저희가 꼭대기 층이라 밑에 배수로(하수구)로 '사람이 갇혔어요, 경찰에 신고 좀 해주세요'라고 소리쳤다. 몇 번 악을 쓰니 땀도 나고 호흡이 가빠오는데, 군대에서 방독면 쓴 것처럼 산소가 부족해 어지러웠다"고 회상했다.
그는 "문 우측 상단에 쿵소리 방지하는 걸(스토퍼) 잡고, 힘껏 당기니 문이 휘었다. 두 손으로 힘껏 당겨야 하는데, 당겨서 그 사이에 뭘 끼워 넣어야 하는데, 한 손으로 당기면 힘이 부족했다"며 "온몸에 땀이 나고, 숨도 안 쉬어지고, 거실에서는 아기가 계속 울고 있었다"고 다급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40분쯤 흘렀을 무렵, A씨는 화장실 안에 있던 비상벨을 눌렀다. 경비실로 연결되는 비상벨이었지만 경비실에선 아무 반응이 없었다. A씨는 숨 쉴 틈을 만들기 위해 스토퍼에 셔츠를 묶고, 옷과 스토퍼 쇠를 같이 잡아당겼고, 살짝 열린 문틈에 변기솔을 끼워 넣었다. 이후 체중을 실어 문도 차 보고, 문틈을 벌려보기 위해 노력했지만 소득은 없었다. 그렇게 4시간쯤 흘렀다.
A씨는 아내가 집 안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면서 구조될 수 있었다. 그는 "집 CCTV를 자주 확인하던 아내가 아이가 몇 시간 동안 울어도 그냥 놔둘 남편이 아닌데 이상하게 생각해 점심시간에 (집에) 왔다"며 "저는 갇혀 있고 아이는 기진맥진해 있었다. 119를 불러서 문을 부수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매일 드나드는 화장실이라 '설마 갇히겠어? 갇혀도 뭐 문 부수고 나오지' 하는 너무 안일한 생각, 다들 조심하라"며 "꼭 화장실 갈 땐 휴대전화라도 들고 가고, 비상 연장을 구비해두라"고 조언했다.
이 글엔 자신 또는 주변인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저희 어머니도 화장실에서 나오려고 하는데 문이 안 열려서 제가 밖에서 강제로 열려고 집에 있는 연장으로 아무리 애써도 쉽게 열리지 않았다"며 "급하게 119에 신고했고, 대원이 와서 강제 개방해 줬다"고 경험담을 공유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저도 같은 경험을 했다. 저는 그나마 딸이 초등학생이었는데 저 없을 때 딸이 갇힐 뻔한 거 생각하니 오싹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엔 원룸에 사는 한 남성이 화장실 문고리가 고장 나 문 가운데를 부순 뒤에야 겨우 탈출한 경험담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해 화제가 됐다. 2021년엔 혼자 사는 70대 남성이 안방 화장실에 갇혀 며칠 만에 구조되는 일이 있었다. 이 남성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지인과 화장실에서 나는 소음 민원을 접수한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경찰에 신고한 덕에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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