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중년 주부 '살림 내공' 만렙... 내 재능과 맞는 일자리는?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인생 황금기라는 40~50대 중년기지만, 크고 작은 고민도 적지 않은 시기다. 중년들의 고민을 직접 듣고, 전문가들이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요리ㆍ돌봄 등 내 재능 살피고
성격·성향별 맞춤 직업 추천
'당장' 아닌, '5년 이상' 내다보기
Q: 52세 주부입니다. 남편이 최근 퇴사했고 ‘취준생’ 자녀도 있다 보니, 경제적으로 여유가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나라도 일을 해야겠다’ 싶어서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다 할 경력도, 자격증도 없다 보니 무슨 일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A: 올해부터 950만 명이 넘는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가 향후 11년간 법정 은퇴연령(60세)에 차례로 도달한다. 아울러 청년 구직난도 여전히 녹록지 않다. 자녀도 남편도 경제 활동이 어렵다 보니 갑자기 일을 시작하려는 50~60대 주부들이 늘어난다. 하지만 막상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어떤 준비를 해야 취업이 될지 알지 못해 답답해하는 분들이 대다수다. 물론 당장 시작 가능한 단기 아르바이트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5년 이상’을 목표로 멀리 내다볼 필요가 있다. 좀 더 오랜 기간 보람 있게 일하기 위해 다음 사안들을 꼼꼼히 점검해 보자.
먼저, 내 재능은 무엇인가? 주부들이 오랜 기간 쌓아온 ‘살림 내공’의 깊이는 생각보다 깊다. 요리는 물론, 인테리어, 재무관리, 자녀양육, 가족돌봄, 학습지도, 여가관리 등 웬만한 직업인들보다 더 다양한 일을 경험했다. 그중 내가 가장 잘한 일은 무엇인지, 돈을 받고 일할 만한 업무가 있었는지 정리하자.
둘째, 난 어떤 일에 즐거워했나?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땐 시간이 빨리 흐른다. 배고픔도, 잠자는 것도 잊고 몰입했던 활동이 있었다면 바로 나의 흥미 유형에 잘 맞는 일이다. 캐주얼, 클래식, 믹스매치 등 사람마다 선호하는 옷차림이 있듯이 일을 할 때도 나만의 개성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셋째, 보람과 만족을 느낄 수 없다면 일을 지속하기가 어렵다. 최근 필자가 가장 많이 상담하는 직업군이 바로 카페, 음식점 사장님들이다. 매출은 좋았지만, 일부 ‘진상 고객’ 등으로 인해 자부심을 갖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혹은 자부심은 느끼지만 보상이 적어서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도 있다. 행복과 가치, 보람과 만족과 관련된 특성은 직업가치관과 밀접하다. 명예, 성취욕, 자기계발, 능력발휘, 봉사, 몸과 마음의 여유, 보상 중에서 직업을 선택할 때 매우 중요하게 고려되는 가치는 무엇인지 순위를 정해보자.
넷째, 내 성격ㆍ성향은 어떤가? “너 T니?” 요즘 한 번쯤은 들어봤거나 던졌을 질문이다. 공감 능력이 높은 ‘감정형’(F)보다는 객관적 사실로 응대하는 ‘이성형’(T) 인물을 지칭한다. 다른 사람을 만나면 에너지를 얻는 ‘외향형’도 있고, 조용히 혼자 에너지를 비축하는 ‘내향형’도 있다. 모험과 도전을 즐기는 개방적인 성향도 있고 안전을 추구하는 위험회피형도 있다. 이런 성격ㆍ성향은 업무 시 스트레스 관리와 밀접하다. 일을 하면서 내 성격에 맞는 일을 한다면 훨씬 더 편안한 상태에서 성과를 낼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내게 딱 맞는 직업이라도 일자리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내 특성을 돌아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고용시장 현황이다. 그래서 채용정보, 자격요건, 근무조건 등의 정보를 수시로 챙겨야 한다. 실제로 60세 여성 A씨의 경우, 전통놀이지도사, 전래동화책 읽어주는 이야기 할머니 양성과정에 참여하고 수료증을 받았다. 하지만 주거 지역 인근에 아동수가 현저히 적고 이미 활동 중인 경력자가 많아 취업이 어려웠다. 반면 60대 중반 B씨는 최근 주거지 인근에 ‘돌봄’ 일자리가 계속 증가한다는 정보를 토대로 노인돌봄종사자, 장애인 활동 지원사 과정 등을 수료한 뒤 빠른 취업에 성공했다. 출퇴근 거리도 가까웠기에 벌써 3년째 근무 중이다.
앞선 5가지 방법을 꼼꼼히 살피는 가장 쉽고 정확한 방법은 고용센터, 여성센터, 중장년 내일센터, 민간취업기관 등을 방문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가장 빠른 시간 내에 나에게 안성맞춤인 일자리를 추천받을 수 있다.
다만,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갑작스럽게 취업한 분들이 필자를 찾아와 후회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급하게 요양보호사로 취업했는데 대면서비스에 취약한 성향이어서 바로 포기한 주부도 있고, 어떤 주부는 지인 추천으로 사무 업무를 시작했는데 꼼꼼하지 못해 실수를 연발하다가 퇴사 권고를 받기도 했다. 이렇게 중년의 나이에 취업 시장에서 한 번 좌절하면, 심적 타격이 생각보다 상당히 크다. 당장의 수입을 위해 일자리 시장에 허겁지겁 뛰어들기보단 조금 차분하게 그리고 조금 멀리 내다보는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