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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금2·은2 정조준 올림픽 사격...한화가 흐뭇해 하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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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에서 예상 밖 메달 수확을 이어가면서 효자 종목으로 박수받고 있는 사격을 보며 한화그룹이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다. 2023년 한화그룹이 대한사격연맹 회장사 자리를 내려놓긴 했지만 20년 넘게 비인기 종목인 사격에 물심양면으로 쏟은 성과가 비로소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스포츠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사격 마니아'로 알려진 김승연 회장과 한화그룹은 2000년대 초반부터 불모지에 가깝던 한국 사격계의 성장을 위해 아낌없이 도왔다. 국내 사격 인재 육성을 위해 2001년 한화갤러리아 사격단을 창단했고 2002년 6월 대한사격연맹 회장사를 맡아 지난해 말까지 유지했다. 한화그룹이 사격 발전 기금으로 내놓은 돈이 200억 원이 넘는다. 스포츠계에서는 그런 한화그룹을 '사격계의 키다리 아저씨'로 평가했다.
2008년부터는 국내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를 매년 열었다. 파리 올림픽 사격 종목 경기 첫날 혼성 은메달을 따낸 박하준, 금지현을 비롯해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에서 금·은메달을 차지한 오예진, 김예지 선수가 모두 이 대회에서 메달을 따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 밖에도 한화그룹은 국제 사격 경기 규정에 맞게 종이 표적이 아닌 전자 표적으로 경기를 진행할 수 있게 지원하고 바깥 온도가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격의 특성을 고려해 겨울에 따뜻한 나라에서 선수단이 전지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살뜰히 챙겼다. 올림픽 등 주요 경기가 있을 때마다 코치, 트레이너, 사격 전문 통역요원 등이 선수단과 동행하는 할 수 있게 된 것도 한화와 사격연맹의 지원이 두터워진 이후다.
덕분에 사격 선수층도 한층 두터워졌다. 2002년 38명(국가대표 31명, 지도자 7명)에 불과했던 선수·지도자 수는 10년 만에 두 배 이상(78명) 늘었다.
이런 지원 덕분에 사격은 2012년 영국 런던 올림픽에서 절정의 성적을 찍었다. 진종오 선수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16년 만에 첫 사격 금메달을 명중시킨 뒤 이 대회서 2관왕에 올랐다. 당시 김장미 선수도 금메달을 따는 등 한국 사격은 금 3, 은 2개로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을 냈다.
김 회장은 당시 진 선수가 출전한 사격 남자 권총 50m 결승전을 가족과 함께 TV로 시청한 후 진 선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축하했다. 김 회장은 진종오가 "회장님께서 많이 후원해주신 덕분"이라고 하자 "기업의 후원보다 선수 개개인의 노력과 땀의 결과"라며 "비인기 종목이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도전과 투혼의 세계일류를 만들어낸 승리의 역사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후에도 사격 선수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2016 브라질 리우 올림픽이 열리기 전 충북 청주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16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를 직접 찾아 올림픽 출전을 앞둔 진종오·이대명·김장미·김종현 선수 등을 격려했다. 김 회장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최대 성과를 내며 사격종목 종합우승의 위업을 차지한 이래 한국사격의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며 "리우올림픽에서도 자기 자신을 넘어서는 진정한 챔피언의 모습으로 또 한번의 큰 감동을 전해주길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리우 올림픽에서 진 선수는 한국 선수 최초로 올림픽 사격 3연패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은 은메달 1개를 따는 데 그쳤다. 진 선수도 도쿄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사격 무대에서 내려왔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11월 한화갤러리아 대표 출신인 김은수 대한사격연맹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며 회장사 자리에서 내려왔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장기간 사격계를 후원해 사격 발전에 대한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다"며 "새로운 기업이나 개인에게 기회를 열어줘 사격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내려놨다"고 설명했다.
한때 한국 사격계에는 위기감이 감돌았지만 선수들은 그동안 만들어진 기반 위에서 묵묵히 실력을 갈고닦았다. 그 덕분에 특정 선수 한두 명에게 의존했던 것과 달리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갖춘 여러 선수가 활약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스포츠계의 평가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애정을 갖고 지원한 종목인 만큼 기량 높은 선수들이 선전하는 소식이 많이 들려 내부적으로도 흐뭇하게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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