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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극좌’ 몰면서도 ‘극우’ 밴스 걱정하는 미국 공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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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대선을 통해 정권 탈환을 노리는 미국 공화당 주류의 심경이 복잡하다.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중도·부동층으로부터 떼어 놓기 위해 ‘극좌’로 몰고 있지만,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도 방향만 반대일 뿐 ‘우파 극단주의자’로 찍힐 위기여서다.
29일(현지시간) 방영을 시작한 공화당 소속 펜실베이니아주(州) 상원의원 선거 출마자 데이비드 매코믹 후보의 60초짜리 TV광고는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해리스 부통령의 발언들을 재조명하고 있다.
4년여 전 해리스 부통령은 ‘프래킹’(수압파쇄공법)에 반대하고, 이민세관단속국(ICE) 폐지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관 증원이 잘못된 생각이라고도 했다. 중범죄자에게 투표를 허용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는 입장이었고, 일부 총기의 환매(還買) 의무화를 지지했다. 민간 의료보험 철폐도 촉구했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셰일가스 분리 공법인 프래킹을 금지하겠다는 공약은 에너지 생산지이자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 득표에 불리하게 작용할 요인이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첫 대선 경선 출마 당시 해리스의 좌경화 모습은 민주당 내 진보파의 주목을 끌려는 의도였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4년의 대선 주기가 지난 지금, 공화당이 그를 부동층 유권자와 생각이 다른 좌익 급진주의자로 규정하려고 과거 발언과 인터뷰 영상을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선 캠프의 낙인은 더 노골적이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경쟁 상대로 부상한 직후부터 줄곧 ‘급진 좌파 미치광이’로 부르고 있다.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인 밴스 의원도 이날 성명에서 “해리스의 극좌파 이념은 조 바이든(대통령)보다 더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화당 다수 입장에서 못마땅하기는 극우 성향인 밴스 의원도 마찬가지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주변에서는 최근 전당대회 지명 직전까지 그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하지 말라고 말렸다. “강간도 임신중지(낙태)를 정당화할 수 없다”는 밴스 의원의 과거 발언을 상기시키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당신보다 더 오른쪽인 상원의원을 어떻게 옹호할 것이냐”라고 묻는 측근도 있었다고 WP는 전했다. AFP통신은 “임신중지는 공화당에 난감한 이슈”라며 “이로 인해 공화당이 온건 중도보수 유권자들과 멀어질 위험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내분 조짐도 보인다. 대선 승패를 가를 경합주인 애리조나주 메사(피닉스 주변 최대 외곽 도시)의 시장 존 자일스는 공화당 소속이지만 이날 지역지 기고를 통해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트럼프와 함께하는 바람에 공화당이 정치적 극단주의로 흐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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