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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금리 있는 세계' 진전에 멈춘 슈퍼 엔저… 연말 0.5%로 또 인상?

입력
2024.08.01 17:30
수정
2024.08.0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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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간 금리 차 축소 기대 속
엔화 달러당 148엔대로 상승
"0.5% 인상 땐 141엔대 가능"

하나은행 직원이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엔화와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나은행 직원이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엔화와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엔화 가치가 1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단기 정책금리 추가 인상 여파로 급상승했다. 일본이 '금리 있는 세계'로 한 걸음 더 내닫자 '슈퍼 엔저'(엔화 약세) 현상이 주춤하면서 엔화가 달러당 148엔대까지 상승한 것이다. 추가 금리 인상 결정 요인 중 하나가 슈퍼 엔저였던 만큼, 이르면 올 연말쯤 일본은행이 정책금리를 0.5% 수준으로 더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9월 금리 인하' 시사도 엔화 강세에 영향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NHK방송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장중 한때 달러당 148엔대에 거래됐다. 지난 6월 말에는 161엔대까지 떨어졌지만 일본은행과 일본 정부의 개입으로 서서히 상승했고, 전날 추가 금리 인상 발표 직후에는 150엔대로 올랐다.

엔화 가치가 148엔대를 기록한 것은 올해 3월 이후 약 4개월 반 만이다. 엔화 강세로의 이번 전환은 지난달 31일 일본은행의 금리 추가 인상 결정 영향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0~0.1%였던 단기 정책금리를 0.25% 정도로 올렸다. 지난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17년 만에 종료한 지 4개월 만에 이뤄진 추가 인상이었다.

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자,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가 좁혀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영향을 미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31일(미국 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이르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NHK는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가 더 좁혀질 것이라는 기대에 엔화 매입 움직임이 한층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한 일본 남성이 지난달 11일 일본 도쿄 시내 대형 증시 시황판 앞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한 일본 남성이 지난달 11일 일본 도쿄 시내 대형 증시 시황판 앞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올 12월 또는 내년 1월 0.5%로 인상 가능성"

이제 관심사는 일본의 추가 금리 인상, 그리고 엔화 강세 지속 여부다. 일본은행이 이번에 금리를 올린 이유는 기록적인 엔화 약세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과 실질 임금 하락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엔화 강세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금리 추가 인상을 단행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전날 금융정책결정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경기 회복세와 물가 상승률이 예측치를 유지할 경우를 전제하며 "정책금리를 계속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이르면 연말쯤 금리를 0.5% 수준으로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오카산증권의 나카야마 고는 닛케이에 "올해 12월 또는 내년 1월로 예상한다. 12월에 0.5%로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노 뎃페이 미쓰비시UFJ은행 수석 애널리스트는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고, (인상 시) 엔화 가치는 연말쯤 달러당 141엔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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