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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김원호-정나은, 中에 막혀 언더독 반란 좌절... 16년 만에 은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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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이 반란을 일으키기엔 중국의 벽이 높았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집안싸움에서 선배들을 이기고 금메달 사수에 나선 세계랭킹 8위 김원호(삼성생명)와 정나은(화순군청)이 세계랭킹 1위의 정쓰위-황야충 조에 완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배드민턴은 2008년 이후 16년간 염원했던 금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2012년부터 이어져온 동메달 릴레이에 종지부를 찍었다.
김원호-정나은 조는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정쓰위-황야충 조에게 0-2로 패했다. 1세트는 20분, 2세트는 19분이 걸려 39분 만에 경기가 종료됐다.
정상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김원호와 정나은의 활약으로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은 대회 첫 메달이자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한국 배드민턴은 2012년 런던 대회부터 3개 대회 연속 동메달 1개에 그쳐왔다. 혼합복식에서 메달은 2008년 이용대-이효정 이후 처음이다. 또 길영아 삼성생명 배드민턴단 감독의 아들인 김원호는 이날 따낸 메달로 모자 메달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두 선수는 사실 메달 기대주가 아녔다. 2022년 결성된 김원호-정나은 조는 2023년 태국오픈 우승 이후 국제대회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 이번에도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이 우세할 거란 예상이 많았다. 실제 대회에서도 예선에서 1승2패로 탈락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하지만 두 선수는 포기 없이 맞섰고, 준결승에서 만난 서승재-채유정을 만나 사력을 다해 싸운 끝에 은메달을 확보했다.
아쉽게도 행운은 준결승까지였다. 결승전은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양팀은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대회 상대 전적은 3승 3패로 팽팽하게 맞서있었지만, 세계랭킹으로만 보면 7계단이나 차이가 난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중국은 펄펄 날았다. 4점을 내리 내어준 김원호-정나은은 팽팽한 랠리 끝에 귀한 한 점을 따내며 점수를 좁혀 나갔다. 하지만 중국은 저멀리 달아났다.
2세트에서는 김원호-정나은이 선취점을 따내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하지만 중국도 만만치 않았다. 한국이 달아나면 곧장 따라왔고, 양팀은 4-4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윽고 한국 측 챌린지 신청이 실패하면서 점수를 내줬고, 패색이 드리웠다.
김원호는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금메달까지) 한 발짝만 더 갔으면 됐는데 상대가 저희보다 공격적으로 나와, (승리를) 축하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모자 메달리스트가 된 소감을 묻자 "어릴 때부터 어머니께서 '너는 길영아의 아들로 살지 말고, 엄마를 김원호의 엄마로 살게 해달라'라고 부탁하셨다. 금메달 땄으면 그렇게 됐을텐데 아쉽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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