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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조정에 돈 빼는 투자자들... “변동성 커질 것 vs 낙폭 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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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의 하락 조정이 깊어지자 투자자들이 호황을 기대하며 쌓아 뒀던 자금도 다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증권가에선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로 주가 변동성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와 신중론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57조8,772억 원까지 늘었던 투자자예탁금은 이후 우하향 곡선을 그려 이달 1일 기준 54조6,592억 원으로 3조 원 이상 줄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잔금의 총합으로, 언제든 주식시장에 투입될 수 있는 대기자금 성격을 띤다. 또 다른 대기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도 지난달 17일 211조4,721억 원에 달했지만, 1일 204조7,321억 원으로 7조 원 가까이 감소했다.
‘빚투(빚내서 투자)’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달 17일 20조2,031억 원으로 20조 원을 웃돌았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일 19조5,160억 원으로 줄었는데,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19조4,287억 원)엔 5월 17일(19조3,999억 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증시가 하락하며 투자 심리가 악화하자 자금도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초중반까지 2,900선 돌파를 넘보던 코스피는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증시 주도주인 인공지능(AI)·반도체주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조정에 들어섰다. 1일(현지시간) 미국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의 예상 밖 부진으로 경기 침체 우려까지 부각된 결과, 2일 코스피는 60일 만에 2,7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우려스러운 건 그 이후 나온 지표들도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 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7월 실업률은 4.3%로 시장 예상치(4.1%)를 웃돌아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이에 ‘삼의 법칙(Sahm Rule)’이 발동되며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더욱 증폭됐다. 삼의 법칙은 미국 실업률의 최근 3개월 이동평균치가 앞선 12개월 중 기록한 최저치보다 0.5%포인트 이상 높으면 경기 침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하는 이론인데, 이번에 0.53%포인트로 기준을 넘어섰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제 막 미국의 경기침체 논란이 시작됐고,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이 기간 금리와 주가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코스피가 하루 3% 이상 하락한 사례를 보면 회복에 2개월이 소요되고, 3개월 정도 지나야 급락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면서 “상대적으로 잘 버틴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등이 차기 주도주가 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반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도한 경기 침체 우려로 코스피가 초저평가 국면에 진입했다”며 “외국인 선물 매도가 정점을 통과할 가능성이 큰 만큼 비중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실업률만으로 경기 침체 여부를 섣불리 예측해선 안 된다”며 “5일 미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견조한 모습을 보일 경우 금융시장은 빠르게 되돌림이 유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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