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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팀 사상 첫 메달 여자 복싱 은감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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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난민들에게 무엇이든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습니다."
난민 대표팀의 복서 신디 은감바가 4일(이하 현지시간)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75kg급 8강전에서 다비나 미셸(프랑스)를 꺾고 동메달을 확보했다. 이는 2016 리우 올림픽부터 출전한 난민 대표팀의 첫 메달이다.
은감바는 동메달 확보 직후 "아직도 믿을 수 없다. 메달을 딴 최초의 난민이 돼서 너무 기쁘다. 나를 믿어준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난민들에게 열심히 노력하고, 스스로를 다그치면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라며 "다른 난민들은 물론 전 세계 선수들처럼 나 역시 한 명의 인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11세가 되던 해 더 나은 삶을 위해 고향 카메룬을 떠난 은감바는 영국으로 향하면서 새로운 삶을 꿈꿨다. 하지만 그의 부푼 기대도 잠시 영국에 도착한 직후부터 여러 시련이 찾아왔다. 은감바는 이민 서류를 분실해 런던의 한 수용 시설로 보내졌고 언제 카메룬에 소환될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그는 "처음 영국에 왔을 때는 정말 힘들었다. 영어도 못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라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했다. 학교에서는 괴롭힘을 당했다. 하루는 맨체스터 이민국에서 이민 심사를 받고 있는데 누군가가 수갑을 채우고 차량 뒷좌석에 태웠다. 너무 무서웠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매일 불안한 삶을 살던 은감바에게 복싱은 유일한 삶의 탈출구가 되어줬다. 하루는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 영국 볼턴에 위치한 복싱 훈련소를 찾았는데, 글러브를 끼고 링에 올라서는 순간 모든 세상 걱정이 사라졌다. 그는 "복싱은 나의 가족이자 가장 친한 친구이다. 링 위에서는 숨을 곳도 없이 혼자다. 스스로 자신의 코치가 돼야 하는데 난 이게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뛰어난 재능을 보인 은감바는 영국 대표팀과 함께 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영국 시민권을 얻지 못해 영국 대표로 나설 수 없게 됐다. 그럼에도 "영국이 내 마음의 고향"이라며 "함께 훈련한 영국 대표팀은 나에게 참 고마운 존재다. 나에게 희망과 믿음을 줬고,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늘 곁에 있어 줬다"며 마음을 전했다.
결국 은감바는 2021년 난민 지위를 획득하고 영국 대표가 아닌 난민 대표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또한 난민 대표팀 기수로 선정돼 난민 선수 37명의 얼굴이 됐다. 그는 "난민 대표팀으로 올림픽에 참가하는 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라면서 "전 세계 많은 난민들은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기회가 없었을 뿐"이라고 전했다.
은감바는 이제 카메룬으로 돌아갈 수도 없다. 성소수자인 은감바는 동성애를 법으로 금지하는 카메룬에 돌아가면 최대 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다.
은감바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8일 파나마의 아테니아 바이롱을 상대로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은감바는 "다음 경기에서 메달 색깔을 바꿀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에게 메달은 온 세상과도 같은 존재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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