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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의 고백 "누군가 날 구해주길 기다렸다" [인터뷰]

입력
2024.08.07 10:09

전도연, '리볼버'로 스크린 복귀
"이정재, 젠틀하고 변함 없는 배우"

전도연이 '리볼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전도연이 '리볼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전도연은 과거 '밀양'으로 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영광의 순간이었을 테지만 그는 이 사건 후 자신이 '어려운 연기자'가 됐다고 했다. 배우로서 꽤 긴 공백을 견뎌냈다는 전도연은 누군가 자신을 구해주길 간절히 기다렸다고 털어놨다.

전도연은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리볼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전도연)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예상과 다른 '리볼버'

전도연이 '리볼버'와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전도연이 '리볼버'와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전도연은 '리볼버'와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그는 "감독님께서 유쾌, 상쾌, 통쾌한 이야기를 해 보자고 하시더라. 그런데 시나리오를 받아보니 여자 버전의 '무뢰한'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하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무뢰한'과 이미지가 겹쳐서 반복적인 이야기가 되지 않을지 걱정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2015년 개봉한 '무뢰한'을 통해 호흡을 맞췄던 오승욱 감독과 전도연은 '리볼버'를 통해 재회하게 됐다.

완성된 '리볼버'를 본 후, 전도연은 '이게 이렇게 재밌는 영화였어?'라는 생각을 했다. "코미디적 요소는 예상 못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전도연은 "내가 생각했던 거랑 다른 영화가 나와서 당황스러웠다. 동시에 새로웠다. 관객들이 '리볼버'를 편하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요소가 많아진 듯하다"고 전했다. 스크린 속 임지연 지창욱 정만식의 활약은 전도연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리볼버'로 만난 배우들

전도연이 '리볼버'의 배우들을 칭찬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전도연이 '리볼버'의 배우들을 칭찬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전도연은 수영을 연기하며 감정을 덜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감독님과 전작('무뢰한')을 같이 했던 만큼 어떤 차별점을 둘지 고민했다. '내가 감정을 많이 걷어내면 어떨까' 싶었다. '무뢰한'에서는 감정이 많이 표출되는 인물이었으니 반대로 가 보면 좋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에 대한 부담은 없었단다. "예쁘든, 거칠든, 차가운 모습이든 상관 없었어요. 제가 어떤 모습으로 나오는지보다 중요한 게 있었으니까요. 수영이 감정을 많이 표출하지 않아도 (내면이) 잘 담기길 바랐어요."

임지연 지창욱은 '리볼버'를 통해 다시 한번 안정적인 연기력을 뽐냈다. 전도연은 "칭욱씨, 그리고 지연씨랑 연기하며 새로웠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지창욱이라는 배우를 잘 몰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잘하더라. 지연씨의 경우 '언니'라고 하면서 등장할 때 이 영화에 색이 입혀지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이정재는 '리볼버'에 특별출연했다. 전도연은 "정재씨는 어디에서 봐도 한결 같다. 젠틀하고 변함 없다. 우리 현장에 있어주는 게 고맙더라"면서 미소 지었다.

서울예대 동기 유재석

전도연이 과거를 회상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전도연이 과거를 회상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늘 빛나는 듯 보였던 전도연이지만 그에게도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전도연은 과거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을 당시 '밀양'으로 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일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내가 상을 받아서 어마어마한 시나리오가 들어왔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내게 시나리오 주는 걸 조심스러워했다. 날 영화제에 갈 법한 작품을 하는 배우라고 생각했던 듯하다"고 털어놨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지난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전도연은 "'밀양'으로 칸에서 상을 받고 내가 조금 무거운, 그리고 어려운 배우가 됐다. 공백이 꽤 길었다. 그걸 깨고 싶었는데 내가 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 누군가 날 구해주길 기다리고 바랐다"고 털어놨다. 주목할 점은 전도연이 늘 거장 감독과의 작업, 멋진 주인공을 꿈꾸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들이 선택하기 어려운 배우가 됐다면 제가 다가가야 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변성현 감독님을 만났을 때도 '작은 역할이라도 좋으니 감독님의 작품을 하고 싶어요'라고 했죠."

전도연이 '리볼버' 후 펼칠 활약에도 기대가 모인다. 그는 서울예대 동기인 유재석과 '유 퀴즈 온 더 블럭' '핑계고'에서 호흡을 맞추며 시청자들에게 친근한 매력을 뽐내기도 했다. 전도연이 유재석에게 선을 긋는 모습은 웃음 포인트였다. 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전도연은 "(유재석과) 선을 긋는 게 아니라 진짜 뭐가 없다. (유재석이) '내 절친 도연이'라고 하는데 '이 사람과 내가 뭐가 있었지' 싶었다. 선을 긋는 게 아니라 선 자체가 없었던 거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전도연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는 '리볼버'는 7일 개봉했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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