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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AI 시대 메모리 최강자는 나"... 실리콘밸리서 맞붙은 삼성·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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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샌타클래라 컨벤션센터. 이날 개막한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행사 'FMS 2024'의 전시장에 들어서자 마이크론(미국)과 SK하이닉스, 키옥시아(일본), 삼성전자의 부스가 입구 바로 앞에 나란히 마련돼 있었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4강'으로 꼽히는 업체들이다.
"사진은 찍으시면 안 됩니다." 삼성전자 부스에서 카메라를 꺼내자 부스 직원이 촬영을 저지하고 나섰다.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다고 발표한 '9세대 V낸드' 시제품이었다. 낸드는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데이터 저장용 메모리 반도체로, 이를 쌓아 올린 것을 V낸드라고 부른다. 9세대 V낸드는 2022년 11월 양산을 시작한 8세대(236단)보다 더 높이 쌓은 1Tb(테라비트) 용량 제품이다. 무려 '290단 수준'이라는 게 업계 추정이다. 이전 제품 대비 데이터 입출력 속도는 33%가량 빨라지고 소비 전력은 10% 개선됐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이 제품 실물이 대중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이 행사에서 SK하이닉스는 321단짜리 낸드 1Tb 용량 시제품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당시 부스 맨 앞에 이 제품을 전시했었는데, 올해는 같은 자리를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차지하고 있었다. 제품 옆에는 '엔비디아 파트너'라는 팻말이 눈에 띄게 세워져 있었다.
이 같은 광경을 두고 현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가장 잘 하는 것을 들고 나왔다"는 평가가 나왔다. HBM 경쟁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납품 중인 HBM을 내세운 반면, 세계 낸드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는 낸드 첨단 제품을 최전면에 배치함으로써 맞불을 놓은 모양새라는 것이다.
올해 19회째인 FMS는 작년까지 '플래시 메모리 서밋'으로 불렸으나, 이번 행사부터는 '퓨처 메모리 앤드 스토리지'로 이름을 바꿨다. 낸드 중심이었던 데에서 D램까지 아우르는 종합 메모리 반도체 콘퍼런스로 거듭난 셈이다.
지난해 바닥을 찍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올해 되살아나면서 행사 첫날 분위기도 예년보다 활력이 돌았다. 참관객들의 관심은 단연 인공지능(AI)에 특화한 제품에 쏠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참가사 100여 곳은 AI 제품을 대거 전시하고, AI 시대 메모리 패권을 쥐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이날 9세대 V낸드 실물과 함께, 대용량저장장치(SSD) 신제품 'PM1753'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SSD는 낸드를 여러 개 탑재한 반도체다. 생성형 AI 열풍으로 데이터 저장 수요가 폭발하면서 서버용 SSD의 수요 역시 급증하고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PM1753은 삼성전자가 이러한 시장 상황에 맞춰 3년 만에 내놓은 서버용 SSD다. 회사 관계자는 "직전 제품 대비 전력효율과 성능이 최대 1.7배씩 향상됐다"며 "생성형 AI 추론과 학습에 적합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최신형 AI 가속기에 탑재되고 있는 HBM3E 8단과 함께 3분기 양산 계획인 HBM3E 12단 실물을 전시했다. 내년 상반기 양산 목표인 321단 낸드 시제품 등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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