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밀린 양육비 2000억 받아낸 이곳… "선지급제 도입돼야"

양육비이행관리원, 누적 실적 2,078억 원
10년간 30만 건 상담... 법률·추심 지원도
"안전망 시급... 양육비 선지급제 도입해야"

2020년 7월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양육비해결모임 회원들이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양육비이행관리원(이행원)이 출범 10년 만에 비양육 부모로부터 양육비 총 2,000억 원을 받아냈다. 이행원은 미성년 자녀의 양육비 청구와 확보를 돕는 기관으로, 현재는 한국건강가정진흥원 내부 조직이지만 다음 달 독립하게 된다.

7일 이행원은 기관 설립 첫해인 2015년 25억 원이었던 양육비 이행 금액 실적이 지난달 15일 기준 누적 2,078억 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행원은 2015년부터 지금까지 약 30만 건에 이르는 상담을 진행했다. 또 양육비 심판 청구 등 법률 지원 9,242건, 재산명시 및 재산조회 등 추심 지원 5만5,988건을 진행해 한부모 양육자가 양육비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행원은 조속한 양육비 이행을 위해선 선지급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양육비 선지급제는 양육비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비양육자를 대신해 국가가 자녀를 홀로 키우는 한부모 양육자에게 양육비 일부를 대신 지급하고, 이를 비양육자로부터 환수하는 제도다. 3월 여성가족부가 제도 도입을 공언했지만 법적 근거가 될 양육비이행법 개정안은 21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폐기됐다.

이행원은 "정부가 (선지급제를 통해) 지원하는 건 최소한의 개념"이라며 "비양육자와의 소송을 지원해 양육비 차액분을 최대한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다음 달 27일부터 이행명령을 받은 양육비 채무 불이행자에 대해 별도 감치명령 없이도 운전면허 정지·출국금지 요청·명단공개 등 제재 처분이 가능해진 만큼, 양육비 이행 과정의 한계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전주원 이행원장은 "해외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양육비 선지급제 등이 우리나라에서도 시행돼, 한부모 가족이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는 데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