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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진에도 정부 “완만한 내수 회복” 낙관 전망

입력
2024.08.16 13:04
수정
2024.08.16 13:5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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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투자 지표 줄줄이 뒷걸음질에도
정부, 네 달 연속 내수 회복 진단
"소비 회복 지연, 경기 걸림돌" 우려

기획재정부 김귀범 경제분석과장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8월 최근 경제동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기획재정부 김귀범 경제분석과장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8월 최근 경제동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2분기 역성장과 소비·투자 부진에도 정부가 내수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경기 진단을 네 달 연속 내놨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주요 투자은행(IB)이 내수 부진을 이유로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내린 것과 정반대여서 정부가 낙관론을 내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 8월호’를 통해 “전반적 물가안정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견조한 수출·제조업 호조세에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을 보이며 경기 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최근 경기상황을 진단했다.

물가에 대해서는 ‘전반적’이란 수식어를 달아 지난달보다 한층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내수와 관련 ‘완만한’이란 표현을 넣어 한발 물러섰지만, 내수 회복 흐름이라는 인식은 바꾸지 않았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내수 회복 조짐’이란 표현을 쓰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하반기엔 내수 제약 요인이 좀 더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5월부터 "내수가 회복되고 있다"는 평가를 유지해오고 있다.

문제는 경제지표상 내수 회복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당장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성장(-0.2%)했다. 분기 기준 한국 경제가 역성장한 건 2022년 4분기(-0.5%) 이후 6개 분기 만이다. 수출 호조세에도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실제 2분기 민간소비는 올해 1분기보다 0.2%, 설비투자는 2.1%, 건설투자는 1.1% 감소했다. 설비투자 위축이 기업 활동과 가구소득증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누적된 고금리 여파까지 가중되며 내수 회복세를 제한하는 모습이다.

주요 기관의 경기 진단·전망과도 온도 차가 크다. 앞서 이달 8일 KDI는 “고금리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내수 부진으로 경기 회복이 더딜 수 있다”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2.6→2.5%)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8곳이 제시한 평균 성장률 전망치(2.5%‧지난달 말 기준)도 전달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국내 민간소비 부진 현상이 지속되고, 소비가 성장에 미치는 기여도 역시 약화하고 있어 소비 회복 지연이 경기 회복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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