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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0→880→864→792원···밀리면 죽는다, 대형마트 꽃게 '최저가 전쟁'

입력
2024.08.31 12:00
수정
2024.09.02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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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21일 100g당 893원
24일 이마트 880원 전쟁 시작
10원 단위로 내리고 또 내리다
30일 700원 후반대까지 떨어져
"수산물은 OO마트" 자존심 싸움

8월 22일 고객들이 서울 송파구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 수산코너에서 '서해안 햇꽃게'를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8월 22일 고객들이 서울 송파구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 수산코너에서 '서해안 햇꽃게'를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을 꽃게를 두고 대형마트 간 '10원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31일부터 다음 달(9월) 5일까지 전 점포에서 가을 햇꽃게를 100g당 792원(신세계포인트 적립 시)에 판매한다"고 30일 밝혔다. 꽃게 금어기(6월 21일~8월 20일·禁漁期)가 끝난 직후인 21일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가 발표한 꽃게 100g당 가격은 각각 950원, 893원, 990원. 그런데 불과 열흘도 지나지 않아 가격이 700원 후반대까지 떨어진 것이다.



당초 금어기 직후 롯데마트가 800원 후반대 가격을 제시했을 때만 해도 경쟁사들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단기 이벤트에 그칠 것으로 봤다. 그런데 사흘 뒤인 24일 이마트가 수도권 주요 점포에서 전단에 표시된 가격보다 싼 880원에 꽃게를 팔면서 최저가 경쟁이 시작됐다. 이에 질세라 롯데마트는 첫 행사 기간이 끝난 직후인 29일 가격을 871원으로 낮췄다. 이날 보도자료 제목은 '더 싼 데 있으면 나와 봐!'였다. 이마트는 물러서지 않았다. 반나절 뒤 가격을 864원으로 내렸다. 다음 날 오전 롯데마트가 다시 850원으로 맞불을 놓자 이마트가 아예 792원까지 확 낮춰버린 것이다.

대형마트가 이렇게 적자를 감수하며 최저가 경쟁을 펼치는 것은 그만큼 꽃게가 마트의 효자 상품이기 때문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금어기 해제 이후부터 10월 초까지 가을 꽃게 매출이 연간 꽃게 매출의 80%를 차지할 정도다. 또 연중 내내 판매되는 고등어, 오징어 등과 달리 제철에만 맛볼 수 있는 수산물이라 고객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이끄는 모객 효과도 뛰어나다. 게다가 꽃게는 산지 네트워크가 워낙 중요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들이 쉽사리 뛰어들 수 없는 분야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제철 수산물은 OO마트가 싸다는 인식을 확보하기 위해 이마트와 롯데마트 모두 사활을 거는 분위기"라며 "가격 경쟁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홈플러스는 첫 번째 행사 종료 이후인 29일부터 100g당 1,140원에 판매하며 가격 경쟁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26일부터 꽃게 기획전을 개최한 쿠팡은 100g당 890원에 판매 중이다. 쿠팡은 기획전이 끝나는 9월 2일 새 가격을 적용할 예정이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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