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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치 돌풍 '대만판 안철수' 커원저, 부동산 비리 혐의 추락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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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청년층'의 절대적 지지를 등에 업고 대만의 거물 정치인으로 급성장한 커원저 전 민중당 주석이 부동산 개발 비리 혐의로 체포됐다.
중앙통신 등 대만 현지 언론들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일제히 "커 전 주석이 비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체포·구금됐다"고 보도했다. 타이베이 지방검찰은 지난달 30일 커 전 주석을 불러 19시간 동안 조사를 벌였다. 밤샘 조사를 이어가려 했지만 커 전 주석은 이를 거부했다. 검찰은 그가 다른 비리 혐의자들과 공모해 증거를 인멸할 수 있다고 보고 하루 뒤 그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커 전 주석은 타이베이 시내 유명 쇼핑몰인 징화청 개발 비리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근 커 전 주석의 타이베이시장 재임 시절인 2021년 선칭징 워이징그룹 회장이 징화청 용적률을 840%로 높이기 위해 타이베이의 한 시의원에게 4,500만 대만달러(약 18억8,000만 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수사해 왔다. 이 뇌물 수수 과정에 커 전 주석이 개입된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와 별개로 최근 커 전 주석은 지난 1월 실시된 대선 당시 선거보조금으로 부동산을 개인적으로 매입한 것으로 드러나 비판에 휩싸였다. 또한 정치 자금 부실 신고 사실까지 밝혀지며 지난달 30일부로 민중당 주석직에서 3개월간 임시 사퇴한 상태다.
의사 출신인 커 전 주석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타이베이시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민주진보당(민진당)과 국민당이 대립하는 오랜 양당 구도를 깨겠다며 2019년 중도 성향의 민중당도 창당했다.
올해 1월 대선에 출마한 그는 주거, 일자리, 임금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새 정치의 주역을 자처했다. 통일·독립으로 양분된 이념 대결에 염증을 느끼고 있던 청년층의 절대적인 지지 속에서 26.46%의 높은 득표율로 3위를 차지, 대만 정치판에서 전례가 없는 강력한 캐스팅보트로 자리매김했다. 의사 출신에다, 민생 개선을 앞세워 청년층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는 점에서 한때 '대만의 안철수'로도 불렸다.
대만 현지 언론들은 이번 비리 스캔들이 커 전 주석의 정치 행보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집권 민진당 소속 왕딩위 입법위원(국회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비리가 있었다면 이는 커원저 열성 지지자들에겐 잔인한 사실이 될 것"이라며 "유권자들을 크게 실망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중당은 징화청 개발은 법에 따라 투명하게 진행됐다며 "그가 영리 행위를 했다는 검찰 판단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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