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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 탈출 물꼬 트나'... 8월 물가 상승률, 41개월 만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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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로 둔화하며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오름폭을 나타냈다. 정부는 올해 2%대 물가 안정 목표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상승 부담은 여전하나 금리인하 조건에도 가까워진 셈이다. 물가 둔화가 위축된 소비 등에서 비롯된 내수 부진을 벗어날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을 살펴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에 비해 2% 상승했다. 전월(2.6%)보다 0.6%포인트 떨어진 상승률로, 2021년 3월(1.9%) 이래 41개월 만의 최저치다. 정부는 앞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설정한 올해 물가 상승률 목표치(2.6%)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조심스레 내다보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낮아진 데에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하락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2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던 신선식품 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폭이 줄어 지난달 3.2%로 집계됐다. 이 중 신선채소(-1.7%)와 신선어개(생선과 조개·-0.1%)는 하락했고, 신선과실(9.6%)은 아직 높지만 전월(21.3%)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낮아졌다.
농축수산물 상승폭이 전월 5.5% 수준에서 2.4%로 줄어든 덕이다. 폭염으로 전월 대비 채소류(16.3%)는 올랐지만, 고물가를 견인하던 과일류(-0.7%) 값이 떨어진 여파가 크다. 햇과일 출시에 배(120.3%), 사과(17%) 등 전년비 상승률은 낮아지는 추세다. 기저효과와 함께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전월 8.4% 뛰었던 석유류 물가도 0.1%로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오름폭을 보였다.
변동성이 높은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하고 추세적 물가를 보여주는 근원물가와 가계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 모두 전년에 비해 2.1% 올랐다. 각각 33개월, 13개월 만의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기상 이변, 국제유가 불안 등 추가 충격이 없다면 소비자물가는 2% 초반으로 안정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둔화한 물가가 부진한 내수에 물꼬를 틀 신호를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물가가 떨어지면 국민의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 데다, 높은 가격에 그간 저조했던 소비가 진작될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이 내수 회복의 전제 조건으로 꼽는 기준금리 인하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
한국은행도 이날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어 "그동안 고물가로 국민 고통이 컸지만, 주요 선진국에 비해 물가가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물가 안정이란 첫 번째 요건을 달성해도 금융 안정이 변수다. 한은은 지난달 22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는 만큼, 면밀히 점검해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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