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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검은 월요일' 트라우마... 코스피 다시 2500대로

입력
2024.09.04 18:00
수정
2024.09.04 18: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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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3.15%, 코스닥 -3.76%
미 침체 우려·AI 거품론 재부각되자
'16만닉스' 깨지며 반도체주 '직격탄'

엔비디아를 비롯한 테크기업 주가를 필두로 밤새 미국 증시가 크게 하락한 4일 국내 증시도 낙폭을 따라가며 약 한 달 만에 2600선이 붕괴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이날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한호 기자

엔비디아를 비롯한 테크기업 주가를 필두로 밤새 미국 증시가 크게 하락한 4일 국내 증시도 낙폭을 따라가며 약 한 달 만에 2600선이 붕괴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이날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한호 기자

4일 국내 증시 양대 지수가 일제히 3% 넘게 급락했다. 다시 불거진 미국 경기침체 공포와 인공지능(AI) 관련주 고평가론이 한 달 전 급락장의 트라우마를 상기시키며 투심을 짓눌렀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3.83포인트(3.15%) 하락한 2,580.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600선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달 9일(2,588.43)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낙폭도 지난달 5일 ‘검은 월요일(-8.77%)’과 2일 ‘검은 금요일(-3.65%)’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컸다. 개인이 홀로 1조6,480억 원가량 사들였지만, 9,860억 원, 7,310억 원씩 팔아 치운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를 떠받치기엔 역부족이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28.62포인트(3.76%) 내린 731.75에 마감했다.

제조업 지표 부진으로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재부각된 영향이 컸다. 3일(현지시간)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2로 5개월 연속 위축 국면(50 미만)에 머물렀고, 신규 수주와 재고 등 세부 수치도 수요 감소세를 드러냈다. 이에 수익성 의구심이 증폭되며 엔비디아(-9.5%)를 필두로 AI·반도체 업종 주가가 폭락했다. 여기에 전날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기조 확인 이후 엔화가 강세를 보인 점도 8월 초 악몽을 떠올리게 했다.

동시다발적 악재에 국내 증시의 대부분 업종이 하락했다. 코스피에 상장한 958개 기업 중 상승 종목이 52개에 불과할 정도였다. 특히 시가총액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주 낙폭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500원(3.45%) 떨어진 7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7만 전자'를 간신히 사수했지만, 종가 기준 올해 최저치로 추락했다. SK하이닉스는 1만3,500원(8.02%) 폭락한 15만4,800원으로 마감해 지난달 5일 이후 처음 '16만닉스'가 붕괴됐다. 한미반도체도 7% 급락하는 등 이날 반도체와 반도체장비업종은 전날 대비 5% 이상 떨어지며 직격탄을 맞았다.

투자자들은 5일 발표되는 8월 미 비농업 고용보고서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고용 지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증시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 방산, 통신 등 방어주 위주의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용이 잘 나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낮아질 수 있고, 고용이 악화하면 경기침체 우려가 커질 수 있다”며 “9일 애플 신제품 출시, 10일 미국 대선 TV토론에서 긍정적인 소식이 나와야 시장이 조금 안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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