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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단지 뗀 중학생 송치한 경찰에 항의 폭주... 결국 서장이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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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거울에 붙어 있던 전단지를 떼어낸 중학생이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사건과 관련해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서 홈페이지에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
5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이 사건이 공론화된 지난 3일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항의 글 560여 건이 게시됐다.
한 시민은 "과연 그 학생이 남의 재산을 빼앗거나 해하려 했을까요?"라고 물으며 "여중생은 피의자로 출석해 얼마나 두려웠겠냐. 그동안 그렇게 법이 기계적이고 단순했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저도 자수하겠다. 제가 사는 아파트 입구에 붙어 있는 전단지를 청소 아주머니 힘들까 봐 매번 떼어 분리수거하고 우체통에 쌓인 광고 전단지 수없이 버렸다"고 말했다.
학생을 송치할 게 아니라 비인가 게시물을 붙인 업체를 처벌하는 게 적절한 처분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시민들은 "앞으로 누가 현관문에 불법 전단 붙이고 가면 전화해서 허락받고 떼라는 거냐", "처벌받기 싫으니 경찰이 돌아다니면서 전단지 떼어 달라"고 비꼬았다. 한 작성자는 자신을 해당 아파트 주민이라고 밝히며 "많은 주민들이 서장님과의 면담을 원하고 있다. 주민들의 말 좀 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용인동부서 측은 서장 명의로 항의 글 일부에 "많은 분들께 걱정을 끼쳐드려 서장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겠다. 해당 사건 게시물의 불법성 여부 등 여러 논란을 떠나서 결과적으로 좀 더 세심한 경찰 행정이 이뤄지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는 내용의 사과 답글을 달았다.
앞서 용인동부서는 지난달 8일 중학생 A양을 재물손괴 혐의로 송치했다. A양은 올해 5월 11일 자신이 사는 용인 기흥구의 한 아파트 내부 엘리베이터 거울에 붙어 있던 전단지를 무단으로 제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양은 거울을 보던 중 전단지가 시야를 가려 뗐다고 했다.
A양과 마찬가지로 이 게시물을 뜯은 60대 주민 B씨와, 해당 게시물 위에 다른 게시물을 붙인 관리사무소장 C씨도 함께 송치됐다. 이 아파트에선 지난해 7월에도 비슷한 일이 발생해 주민 2명이 재물손괴 혐의로 송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게시물이라도 개인이 수거하면 재물손괴죄로 처벌 가능한 것과 관련해 법 규정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제기돼 왔다. 불법 전단지 부착은 옥외광고물법 위반 행위인데, 이런 전단지의 수거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지적도 있다.
A양 측은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경찰 판단에 문제를 제기했다. 뒤늦게 송치 사실을 파악한 경기남부경찰청은 검찰과 협의 후 보완 수사를 결정했다. 사건을 돌려받은 용인동부서는 A양의 재물손괴 혐의가 성립하는지 다시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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