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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파기한 '이란 핵합의', EU가 복원 추진… 현실은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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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핵 프로그램 동결 대가로 서방의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추진한다. 유럽연합(EU)과 이달 말 유엔 총회 때 협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 대선 결과와 중동 전쟁 등 세계정세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실질적인 부활까지는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
9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뉴스통신 ISNA와 미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과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최근 이란 핵합의 부활을 위한 논의를 재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두 사람이 합의한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란은 EU와 이 문제를 협의할 시점으로 이달 말 미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를 거론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측은 가까운 시일 내에 회담을 갖기로 합의했고, (이달) 유엔 총회가 광범위한 외교적 협의를 할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JCPOA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인 2015년 7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이란 사이에 체결됐다.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대신 서방 국가들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5월 서방 동맹국들의 반대에도 협정 체결 3년 만에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탈퇴하고 이란 제재를 다시 시작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JCPOA 복원 협상이 진행됐지만 난항을 겪어 왔다.
국제사회에선 기대보다 회의론이 짙다. 당장 오는 11월 미 대선이 가장 큰 변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핵합의 부활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0)'에 수렴한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을 계기로 서방과 이란의 적대감이 더 커진 것도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난 7월 말 하마스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에서 암살당한 이후 이란은 '배후' 이스라엘에 보복을 예고한 상태다.
다만 온건 개혁파로 분류되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7월 취임 일성으로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통한 JCPOA 복원, 이에 따른 경제난 해소를 약속했던 만큼 긍정적 신호도 감지된다. 실제로 하니예 암살 이후에도 이란은 이스라엘 보복 공격에 나서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핵합의 협상 추진 자체가 당장의 보복보다 외교를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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