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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이 민주주의 몰락의 복병이었다?… 미생물과 인류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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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 민주주의 정치 체제를 태동시킨 고대 그리스 아테네는 스파르타와 벌인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패배하며 몰락했다. 전쟁 초기 승기를 잡았던 아테네의 패색이 짙어진 변곡점은 장티푸스로 추정되는 '아테네 역병'의 확산이었다. 장티푸스균이 전쟁 승패는 물론 인류 문명의 방향까지 바꾼 셈이다.
성균관대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에서 항생제 내성세균을 연구하는 고관수 교수는 책 '역사가 묻고 미생물이 답하다'에서 역사의 결정적 순간에 늘 미생물이 있었다고 말한다. 미생물은 인류와 공생하고 공격하며 함께 진화했고 인간의 생활, 문화, 의학, 전쟁사에 영향을 미쳤다.
인류는 발효에 관여하는 미생물인 효모로 빵과 술을 만들었다. 일용할 양식을 얻었고, 삶의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었다. 물론 병을 일으키고 옮기는 병원성 미생물도 많다. 19, 20세기의 콜레라 팬데믹, 21세기의 코로나19 팬데믹은 미생물이 파괴적으로 세상을 뒤흔든 사례다. 미생물 생태계가 인간의 미래를 바꾸기도 한다. 세균 배양 실험 중 우연히 발견된 푸른곰팡이에서 추출한 페니실린은 인류 최초의 항생제다. 페니실린의 등장 이후 세균에 의한 감염병과 이에 따른 사망이 크게 줄었다.
고 교수는 미생물을 질병의 원인으로만 인식하는 데서 벗어나 건강과 생명에 필수적인 존재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미생물 증식이 다른 생명을 파괴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데 인간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데 주목한다. 가령 결핵은 18, 19세기 산업화로 도시 인구가 늘고 위생 수준이 낙후하며 폭증했다. 급격한 변화의 시기에 인간 스스로 결핵균을 불러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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