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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끼리 성폭행 강요… 말레이시아, 복지 시설서 어린이 400명 구출

입력
2024.09.12 17:36
수정
2024.09.1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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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서 이단 규정된 이슬람계 단체 소속
용의자는 대표, 교사, 관리인 등 171명

말레이시아 이슬람계 단체 ‘글로벌이콴 서비시스앤드비즈니시스홀딩스’(GISB)가 어린이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복지 시설. 현지 연방경찰은 11일 시설을 급습해 용의자 171명을 체포하고 어린이 402명을 구출했다. 말레이시아 연방경찰 제공

말레이시아 이슬람계 단체 ‘글로벌이콴 서비시스앤드비즈니시스홀딩스’(GISB)가 어린이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복지 시설. 현지 연방경찰은 11일 시설을 급습해 용의자 171명을 체포하고 어린이 402명을 구출했다. 말레이시아 연방경찰 제공

말레이시아의 한 이슬람계 아동복지시설에서 신체·성적 학대를 받아 온 어린이 400여 명이 구출됐다. 아이들은 어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함께 지내는 어린이에게 같은 행위를 하도록 강요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은 전날 이단으로 규정된 이슬람계 단체 ‘글로벌이콴 서비시스앤드비즈니시스홀딩스(GISB)’가 운영하는 복지 시설을 급습해 용의자 171명을 체포하고 어린이 402명을 구출했다고 밝혔다.

중부 셀랑고르주 18곳, 남부 네게리셈빌란주 2곳 등 20개 복지시설에서 1~17세 아동·청소년이 구조됐다. 성별로는 남성과 여성 각각 201명씩이다.

용의자는 시설 대표와 종교 교사, 관리인 등이다. 경찰은 이들이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했을 뿐 아니라, 어린이들에게 성별과 관계없이 서로를 성폭행하라고 강요했다고 설명했다.

또 시설 관계자들이 ‘종교적 의료 행위’라며 아동의 신체 부위를 만지고, 건강이 좋지 않은 아이들은 상태가 더 위독해질 때까지 치료를 받지 못하도록 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시설 측은 어린아이들이 실수를 할 때마다 뜨거운 숟가락으로 피부를 지졌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 중부 셀랑고르주에 위치한 GISB 본사.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말레이시아 중부 셀랑고르주에 위치한 GISB 본사.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사 결과 구조된 아이 대부분은 GISB 구성원 자녀로, 태어나자마자 부모에 의해 시설에 맡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GISB 측이 종교적 이미지를 이용해 기부금을 모으면서도 아이들을 착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GISB는 경찰이 복지시설에서 아동을 구출한 직후 성명을 내고 “법에 저촉되는 어떤 행위도 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GISB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1994년 이단으로 규정하고 금지한 이슬람 종파, ‘알 아르캄’의 수장인 아샤리 모하맛이 설립했다.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이집트, 프랑스 등 20개국에서 식음료, 미디어, 의료, 관광, 부동산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이 단체는 과거에도 이슬람 여성들에게 어떻게 배우자를 침대에서 만족시키는지를 가르치는 ‘순종적인 부인 클럽’을 설립해 논란이 됐다. 당시 해당 클럽은 “당신의 남편에게 1급 성매매 여성보다 더 성적 만족을 주는 여성이 돼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성매매나 가정폭력, 인신매매 같은 사회병리현상이 사라진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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