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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년 한솥밥의 옛 정은 어디로...영풍, MBK 손잡고 고려아연과 지분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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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영풍이 새 우군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지분 매수에 나서자 고려아연 측이 반발했다.
13일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은 이날부터 10월 4일까지 주당 66만 원에 고려아연에 대한 안정적 경영권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공개매수 목표 지분은 약 7∼14.6%(144만5,036주∼302만4,881주)이며 대금은 약 2조 원에 달한다.
현재 고려아연은 지분은 △고려아연 측 34% △영풍 측 33%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MBK파트너스 측이 공개 매수를 통해 약 47.6%까지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가 되겠다는 것이다. 일단은 영풍이 가진 고려아연 지분도 MBK파트너스가 매수하는 방식이다. 이후 공개 매수가 계획대로 완료되면 MBK파트너스가 영풍 측보다 지분을 1주 더 갖게 할 예정이다.
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반격을 막으려는 법정 다툼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은 MBK파트너스와 공개 매수를 시작한 상황에서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을 막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낼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아연은 영풍 측의 경영권 인수 시도에 펄쩍 뛰고 있다. 고려아연 측은 "이번 지분 공개매수는 영풍이 기업사냥꾼 MBK파트너스와 결탁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적대적·약탈적 M&A(인수·합병)라고 판단돼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측은 우호 지분을 추가 확보해 경영권 방어를 위한 백기사로 내세우거나 자사주 추가 매입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영풍 측 시도의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다. 주주들이 지분 매수 청약에 응하지 않아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가져올 정도의 지분을 얻지 못할 수도 있어서다. 이날 고려아연 주가는 장중 69만 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1949년부터 제련(광석을 가공해 금속을 추출하는 공정) 회사 고려아연을 75년 동안 함께 이끌어 온 장씨(영풍)·최씨(고려아연) 두 가문의 다툼이 점입가경이다. 영풍그룹 장형진 고문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은 영풍과 고려아연 등을 함께 세우고 동업해 온 두 가문의 자손이다. 장 고문은 고(故) 장병희 창업주의 둘째 아들이고 최 회장은 고 최기호 창업주의 손자로 그동안 장씨 일가가 영풍그룹을 맡고, 최씨 일가가 고려아연을 운영했다. 그러다 지난해 두 집안 간 지분 확보 경쟁이 벌어지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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