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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레바논 수도 공습...헤즈볼라 2인자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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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20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표적 공습'해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 2인자를 제거했다. 전날엔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 공습을 헤즈볼라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에 퍼부었다.
헤즈볼라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가 17, 18일 무선호출기(삐삐)·무전기(워키토키) 동시다발 폭발 공격에 대해 첫 반응을 내놓기를 기다렸다는 듯 공세를 강화한 것이다. 이스라엘이 공세 고삐를 죄고, 헤즈볼라도 로켓 140발로 맞대응 하는 등 양측의 충돌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미국은 표적 공습과 관련한 "(이스라엘 측의) 사전 통보는 없었다"며 휴전 협상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의 주거용 아파트 2층을 폭격했다. 이번 공습은 헤즈볼라 작전 사령관 이브라힘 아킬을 표적으로 했으며, 아킬을 포함해 8명이 숨지고 59명이 다쳤다.
‘타신’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는 아킬은 1980년 베이루트의 미 대사관과 해병대 막사를 폭파한 테러범 중 한 명으로, 헤즈볼라 최고 군사기관인 지하드위원회의 일원으로 특수작전 부대 라드완의 지휘관이라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이스라엘은 전날 레바논 남부에서 수십 차례 공습을 단행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해 10월 7일 이후 가장 강력한 폭격이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도 "공군이 헤즈볼라 군사 시설에 공습을 가했다"며 "이중에는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발사 준비를 마친 다중로켓 발사대 100여 대 등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고강도 공격은 나스랄라가 호출기·무전기 연쇄 폭발에 대한 첫 입장을 낸 직후 이뤄졌다. 나스랄라는 이틀간 발생한 폭발로 37명의 사망자와 3,0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면서 "역사상 전례 없는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동시에 "IDF가 레바논 남부로 진입하기를 바란다"고 도발했다. 이스라엘이 전면전을 감행해준다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무기 및 병력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다면서다.
공습에 맞서 헤즈볼라도 로켓 140발을 이스라엘 북부로 쐈다. 전날엔 이스라엘 군 시설로 대전차 유도미사일 등을 발사해 2명의 이스라엘군 사망자를 내는 등 거칠게 나왔다.
미국은 거듭 중재에 나섰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나스랄라가 대(對)이스라엘 공격을 멈춘다면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공격을 말려주겠다'는 구체적 제안을 내놓으면서 "갈등을 고조해 통제 불능의 전쟁 상태로 빠져들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전쟁 내각은 '북부 지역 피난민 약 6만5,000명의 귀환'을 전쟁 목표로 새롭게 추가하며 헤즈볼라에 강공을 펴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고,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전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대응한 상태라 전운을 가라앉히기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헤즈볼라 통신기기를 폭탄으로 만든 배후가 이스라엘이라는 점은 기정사실화한 상태지만 생산 및 유통 과정 등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폭발물이 설치된 장비가 헤즈볼라에 전달되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는 기업은 대만, 헝가리, 불가리아, 노르웨이 등에 퍼져 있다. 각국 수사 당국은 관련 기업 압수수색 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스라엘이 페이퍼컴퍼니(유령 회사)를 만들어 제품 공급망을 형성했다' '이스라엘이 이미 제조된 기기에 추가로 폭발 장치를 심었다' 등 여러 정보가 혼재하는 상황이다. 미국 ABC방송은 미국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최소 15년간 공급망 차단 작전을 폈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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