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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왜 도쿄대 왔느냐"... 뒤늦게 성차별 대책 마련 나선 일본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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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학들이 여성의 대학원 진학과 연구 활동에 방해가 된다며 성차별 발언을 줄이려는 활동에 뒤늦게 나섰다. 도쿄대를 비롯해 와세다대, 도호쿠대 등이 대표적 학교다.
2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대는 지난 5, 6월 여학생과 여성 연구자들이 듣는 차별적 발언들을 포스터로 만들어 교내에 게시했다.
포스터에는 '여자가 대학원에 가서 무슨 의미가 있느냐', '여성은 겸손하게 말해야 한다', '여자가 도쿄대에 왜 왔느냐', '도쿄대 여자는 인기가 없다' 등 여학생과 여성 연구원들을 폄하하는 표현을 가득 담았다. 이 표현들은 도쿄대 여학생과 여성 연구자 68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이들이 실제 주위에서 들었다는 발언들이다. 닛케이는 "30대 이공계 여성 연구자는 학부 때부터 박사과정 때까지 '여성과 공동 연구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여학생과 여성 연구자들은 여성을 폄하할 의도가 없는 발언이라고 해도 상대가 무의식적으로 쓰는 표현에서도 성차별을 느꼈다고 했다. 이들은 공동 연구자로부터 '남편이 대신 아이를 데리러 가니 좋겠다', '여성과 같이 연구하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는 발언을 들었다고 답했다.
도쿄대가 포스터를 붙이며 인식 개선에 나선 것은 성차별 발언을 방치할 경우 여성이 사회에서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지난 6월 26일 교내에서 열린 '말의 역풍, 어떻게 마주해야 하나: 왜 도쿄대는 남자뿐인가' 북토크 행사에 토론 패널로 참석한 고토 유키코 도쿄대 약학부 교수는 "포스터에 적힌 표현들은 여성이 많이 듣는 말들로, 여성들은 사회에서 '여성스러움'을 강요받는다"며 "(이 과정에서) '리더는 남성이 돼야 한다'는 인식이 굳어져 여성 리더가 나오기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말의 역풍' 저자인 야구치 유진 도쿄대 부학장은 "도쿄대가 성평등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하며 인식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식 개선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안도 아스카 다양성포섭공생센터 특임연구원은 닛케이에 "남성이 절대다수라 여성들은 이런 고민을 나눌 사람이 없다"며 "(차별당한 경험을) 숨기지 않고 가시화해 인식을 개선해 나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학들도 편견과 차별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도호쿠대는 2020년과 2021년 무분별하게 쓰는 차별적 표현을 전단지로 만들어 교내에 배포했다. 와세다대도 2021년 외부 강사를 초대해 스스로 편견을 갖고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하는 강연회와 세미나를 열어 학생과 교직원들의 인식 개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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