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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취임한 말레이 국왕, 시진핑 앞에서 눈물 흘린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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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국왕이 중국 국가주석 앞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슬픈 가족사를 얘기하던 중 감정이 북받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중국과의 ‘사적 인연’을 수차례 강조하며 중국에 밀착하려는 듯한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23일 말레이시아 매체 더스타 등에 따르면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브라힘 이스칸다르 말레이시아 국왕은 지난 20일 베이징 인민당대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도중 9년 전 숨진 넷째 아들을 언급하며 돌연 눈물을 훔쳤다.
이브라힘 국왕의 4남인 툰구 압둘 잘릴은 24세 나이였던 2014년 하반기 간암 4기 진단을 받았고, 같은 해 12월 중국 남부 광둥성의 한 병원에서 간이식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아들은 이듬해 사망했다. 비록 세상을 떠나긴 했으나 아들을 위한 수술에 나서 준 중국 측에 감사를 표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가정사를 언급하며 격한 감정을 드러낸 셈이다. 국가 지도자가 정상 간 대화 도중 눈물을 흘리는 일은 이례적이다.
이날 회담에 동석한 데이비드 응아 코밍 말레이시아 지방정부발전부 장관은 "시 주석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이브라힘 국왕의 모습에) 매우 감동했다"고 더스타에 전했다. 시 주석 등은 이브라힘 국왕을 '아들 사랑이 극진한 아버지'로 여기게 됐다고도 덧붙였다.
이브라힘 국왕은 이날 자신의 증조모에 대해 "중국 광둥성 출신으로, 이름은 황야자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자신이 중국 혈통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중국과의 ‘스킨십 강화’에 나선 셈이다. 이에 시 주석은 광둥성에서 이브라힘 국왕 가문 가계를 찾으라고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말레이시아는 중립 외교를 표방하지만 최근 친중 행보를 걷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에는 자국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에 중국 기업 화웨이 참여를 허용했고, 올해 7월에는 중국이 주도하는 신흥 경제국연합체 브릭스(BRICS) 가입도 신청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 '유화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브라힘 국왕은 이날 시 주석과 만나 “중국과 손잡고 남중국해 평화·안정을 유지하는데 건설적인 기여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농업, 철도, 빈곤퇴치, 과학 기술 등 인프라 분야에서의 협력도 약속했다.
이브라힘 국왕은 올해 1월 취임 선서를 하고 지난 7월 대관식을 열었다. 입헌군주제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9개주 최고통치자(술탄)가 번갈아 가며 5년 임기의 국왕직을 맡는다. 명목상 군 통수권자이자 3부 수반인 국왕은 국가 통합의 상징적 존재지만, 최근 들어선 정치적 영향력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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