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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원 매출에 김칫값 10만원 "사장님 김치 많이 먹어 죄송해요"

입력
2024.09.24 16:00
수정
2024.09.2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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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배추' 소매값 최고가 경신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하소연 글
"겉절이김치 고집하다 망할 판"

지난달 29일 영남대 경산캠퍼스 학생회관에서 열린 2024학년도 제6회 사랑의 김치 나눔 행사에 참여한 재학생과 외국인 유학생, 교직원이 배추에 양념을 버무리고 있다. 경산=뉴스1

지난달 29일 영남대 경산캠퍼스 학생회관에서 열린 2024학년도 제6회 사랑의 김치 나눔 행사에 참여한 재학생과 외국인 유학생, 교직원이 배추에 양념을 버무리고 있다. 경산=뉴스1

배춧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반찬으로 김치를 제공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24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김치, 배추에 대한 음식점 업주들 고민 글이 여러 개 올라와 있다.

칼국수집을 운영하며 손님들에게 직접 만든 겉절이를 반찬으로 내놓던 A씨는 당분간 겉절이 제공을 포기하기로 했다. 그는 "내일부턴 김치 납품받아야겠다"며 "양배추만 한 배추 한 포기에 2만 원 하니 칼국수 50그릇 팔면 김칫값만 10만 원 나간다. 30만 원 매출에 김칫값 10만 원은 너무 심하다"는 글을 올렸다.

A씨는 "깍두기를 만들까도 생각했는데 무 1개 5,000원이 넘어 깍두기도 못 만들겠다"라며 "업체에 물어보니 국산 배추, 중국산 고춧가루로 만든 김치가 10㎏에 4만 원이란다. 다음 달까지만 (임시로) 업소용 김치 써야겠다. 국산 겉절이 고집하다 배추 때문에 망할 판이다"라고 하소연했다.

김치를 직접 담그지 않고 완제품을 사다 제공하는 음식점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배춧값이 고공행진 하면서 김치 공장에서 납품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치 공장은 김치를 만들수록 손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한 시민이 김치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한 시민이 김치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B씨는 "손님들이 김치가 국산이라며 맛있다고 했는데, 김치 공장들이 문을 닫고 있다. 김치마저 중국산을 써야 하는 거냐"고 토로했다. 국산 배추로 김치찜을 만들어 팔아 왔는데 이용하던 공장이 배추 문제로 공급을 중단해 납품 공장을 바꾼 업주도 등장했다.

배추 한 포기 값이 한우보다 비싸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음식점에서 김치를 먹는 소비자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자영업자 C씨는 "점심에 칼국수집에 갔는데, 맛있어서 그만 겉절이를 많이 먹었다"며 "지금 생각하니 너무 죄송하다. 나도 장사하는지라 배춧값 듣고는 마음이 편하지 않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배추 소매가는 올해 최고가를 경신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배추 한 포기 소매가는 이날 기준 9,474원이다. 9월 19일 올해 최고가(9,337원)를 기록한 뒤 5일 만에 137원이 더 올랐다. 전월보단 2,341원(32.82%) 올랐고, 전년보단 3,281원(52.98%) 오른 금액이다.

그러나 소비자가 체감하는 배춧값은 훨씬 비싸다. aT는 대형마트, 하나로마트, 전통시장 등에서 소매가를 조사하는데, 대형마트에서 실시하는 할인 행사 등이 반영돼 aT가 조사하는 소매 가격과 소비자 체감 물가 사이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전날 기준 배추 한 망(3포기)의 중·도매가는 4만1,500원으로, 한 포기당 1만4,000원에 육박했다.

물량을 미리 확보해 둔 경우가 아니라면 중·도매가 상승으로 소매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높은 중·도매가에 물건을 확보한 농협하나로마트 일부 지점에서는 최근 배추 한 포기를 2만2,000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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