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국회 문체위, 축구협회에 "동네 계모임보다 못해" "불법 토대로 감독 선임" 질타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정당성 논란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4연임 도전 여부 등을 두고 집중포화를 쏟아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위법한 일은 없었고, 절차상 하자가 없었다"며 각종 논란을 거듭 부인했다. 4선 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심사숙고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체위 현안질의에서 "회장이 무슨 자격으로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에게) 전권을 위임했느냐"며 "불법의 토대 위에서 서류 제출도 안 하고, 사전 면접도 안 하고, 설득만 해서 홍 감독이 선임됐다. 이건 불법이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축구협회는 지난 6월 말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회(전강위) 위원장이 사임하자 이임생 이사에게 대표팀 감독 선임 권한을 이임했고, 이 이사는 곧장 홍 감독을 선임했다. 하지만 기술총괄이사가 전강위원장직을 대신할 수 있다는 내부 규정이 없다는 점, 홍 감독에게는 다른 외국인 감독 후보자에게 받았던 PT를 받지 않았다는 점 등이 드러나며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이사는 적절한 동의를 받지 않고 감독 선임을 진행했다는 질타가 계속되자 울먹이면서 "내가 사퇴하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명예가 걸린 일이라 꼭 말씀드린다. 내가 감독을 결정하게끔 (전강위원)5명에게 모두 동의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한 "이 이사에게 전강위 업무를 병행하게 한 건 협회 정관 위반"이라며 "협회가 동네 계모임이나 동아리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의 박수현 의원은 "후보자 면접에 한해서 권한을 위임한 것이지, 최종적으로 후보를 선임하는 권한까지 위임된 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감독은 이에 대해 "(선임 과정에서) 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강위에서 (나를) 1순위로 올려놨기 때문에 감독직을 받은 것이지 2순위, 3순위였다면 받지 않았을 것"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홍 감독은 전강위에서 다비드 바그너 감독과 나란히 7표를 받아 단독 1위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 의원은 "왜 '최다'라는 표현을 사용했는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애초 홍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염두에 두고 한 과정이 아니라면 이렇게 할 수 없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 회장의 4연임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됐지만, 정 회장은 "내 거취 문제는 대한민국 축구발전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심사숙고해서 결정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문체위 위원들과 축구협회 관계자들 간 공방을 지켜보던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0월 2일에 축구협회 감사 결과를 중간발표할 예정"이라며 "잘못된 점을 지적할 것이고, 이후 (감독의 거취 등에 대해선) 협회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 또한 이날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이날 현안질의에선 대한체육회가 문체부 승인하에 후원사들과 300억 원대 불법 수의계약을 체결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체육회가 지난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후원사 및 관계사 14개 업체와 310억 원대의 불법 수의계약 162건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기타공공기관인 대한체육회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물품과 용역 거래 시 공개경쟁입찰 방식을 적용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은 것이다. 이에 유 장관은 "잘못된 게 맞다"며 사과했고,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또한 "좀 더 살펴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배드민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삼성생명)의 폭로로 불거진 대한배드민턴협회의 후원사 용품 사용 관련 논란도 다뤄졌다. 배드민턴협회는 국가대표에게 협회가 지정한 경기복 및 경기 용품만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회의장에서 안세영의 발바닥 물집 사진을 공개하며 "(후원사) 브랜드 신발을 신을 때 나타났던 현상이다. 규정 때문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는 어른들의 한심한 처신이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회장은 "개인적으로 바꾸고 싶어도 바뀌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