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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가입할까 봐 임용 제외"… 진화위, '예비교사 배제 사건' 직권조사 결정

입력
2024.09.26 11:14
수정
2024.09.2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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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규명 신청하지 않은 피해 교원 대상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한국일보 자료사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한국일보 자료사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가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교직 임용에서 배제된 피해자들이 근무경력 불인정에 따른 호봉 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26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이틀 전 제87차 위원회에서 '시국사건 관련자 교원 임용제외 사건'에 대해 직권조사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과거사정리법에 따라 진실규명이 중대하다고 판단되는 사건을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다.

임용제외 사건은 1980년대 당시 교사들이 집단적, 조직적으로 교육 개혁을 요구하자 정부가 안기부 등을 동원해 집단행동에 동참할 가능성 있는 예비 교사들을 임용에서 배제한 사건이다. 대학 재학 중 시위 경력이 있는 예비 교사와 1989년 출범한 전교조에 합류할 것으로 보이는 이들이 주 피해자다.

피해자 대부분은 1999년과 2001년에 특별채용돼 교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나, 임용제외 기간의 근무 경력은 인정받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진실화해위는 지난해 6월 제56차 위원회에서 진실규명 결정을 내리고 국가에 피해회복 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했다. 국회는 진실화해위 권고를 수용해 지난해 12월 '시국사건 관련 임용제외 교원의 피해회복을 위한 조치에 관한 특별법(임용제외교원법)'을 의결했다. 피해자들이 임용 제외 후 교원으로 임용되기까지 소요된 10여 년 동안 근무 경력을 인정받지 못해 생긴 호봉, 연금 등에서의 불이익 회복 조치를 담고 있는 해당 법안은 올해 7월부터 시행됐다.

다만 임용제외교원법은 진실화해위 결정에 의해 확인된 피해자만 대상으로 한다. 이에 진실화해위는 진실규명을 신청하지 않은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직권조사를 결정했다. 직권조사를 통해 피해자로 인정받는다면 임용 배제 기간 동안의 연금과 호봉 등 불이익이 회복된다.

이번 사건은 납북귀환어부 인권침해, 전남 신안 민간인 희생, 한국전쟁 전후 적대세력에 의한 기독교 등 종교인 학살 등에 이은 진실화해위의 7번째 직권조사 사건이다.

전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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